고혈압·당뇨병 환자, 콩팥이 위험하다

말기 신부전 10명 중 6명이 해당

서울 면목동에 사는 이모(67·여) 씨는 20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고 경희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3년 전 식욕이 떨어지고 구토를 자주 해 정밀검사를 받았다. 그때

말기신부전 진단을 받고 여지껏 복막 투석을 받고 있다.

이 씨는 “당뇨병 진단을 받긴 했지만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혈당이 떨어져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당뇨병이 콩팥을 망가뜨린다는 얘기를 흘려들었던

게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최모(65·대치동) 씨는 6개월 전 갑작스런 호흡곤란으로 경희대병원을 찾았다.

 말기신부전으로 인한 폐부종이란 진단이 나왔다. 고혈압이 문제였다. 10년

넘게 혈압약을 복용해 왔지만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고혈압 환자는 만성콩팥병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는 듣긴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면서 “평소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슴을 움켜쥐었다.

말기신부전 환자 10명 중 6명은 평소 앓고 있던 당뇨나 고혈압이 원인이다. 이런

원인으로 만성콩팥병이 말기신부전으로 발전하면 특히 위험하다. 투석이나 이식을

받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결과를 불러오게 된다.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이들 병이  ‘공공의 적’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성콩팥병은 체내 노폐물을 걸러내 배설시키는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져서 생긴다.

원인은 사구체에 있는 미세혈관들이 망가지는 데 있다. 혈관을 망가뜨리는 주범이

‘당뇨와 고혈압’이다. 여과율이 떨어지면 몸 안에 독소가 쌓여 대사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대한신장학회가 2008년 실시한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사업에 따르면 41.9%가 당뇨병

때문에 환자가 됐다.  18.7%는 고혈압이 원인이었고, 12.1%는 신장염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말기신부전 환자의 60%가 ‘당뇨와 고혈압’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정경환 경희의료원 신장내과 교수는 “오랫동안 고혈당 상태에 있거나 높은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혈관이 망가진다”며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콩팥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는 탓에 당뇨‧고혈압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당뇨는 발병 때부터 고혈압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평균수명도

늘어나면서 만성콩팥병 발병률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유병률은 2001년 8.6%→ 2005년

9.2%→2009년 9.6%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고혈압 유병률도 2001년 28.6%에서 2009년에는

30.3%로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정 교수는 “현성 단백뇨(단백질 배설량이 하루 300mg 이상인 소변)가 보이는

시점을 기준으로 당뇨병성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경우 10년 내 50%, 20년 내 75%가

말기신부전으로 발전한다”면서 “특히 당뇨병은 발병 때부터 고혈압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정기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 교수는 “콩팥은

한 번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며 “주기적으로

소변과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콩팥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 하더라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정 교수는 “식이요법과

약물치료를 통해 혈당과 혈압을 적절히 관리한다면 만성콩팥병의 진행 정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며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면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대한신장학회가 당뇨와 고혈압으로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권고하는 ‘만성콩팥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9가지 생활수칙’이다

▲음식은 싱겁게 먹고 가급적 단백질 섭취를 줄일 것

▲과일과 야채의 지나친 섭취를 피할 것

▲수분 섭취를 적절히 할 것  

▲담배는 반드시 끊고 과도한 음주는 피할 것

▲적절한 체중을 유지할 것

▲주 3일 이상 30분에서 1시간 정도 운동할 것

▲고혈압과 당뇨병을 꾸준히 치료할 것

▲정기적으로 소변 검사와 혈액 크레아티닌 검사를 받을 것

▲꼭 필요한 약을 콩팥 기능에 맞게 복용할 것

이오현 기자 cartier1629@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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