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를 제거하는 용기

윤수은의 핑크토크

생각해보면 나는 첫 섹스보다 처음으로 아래 털을 정리했던 때가 더 떨렸던 것

같다. 한 번이라도 스스로 자기 앞머리를 잘라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헤어에 손을 댈 때의 그 긴장감을 이해할 수 있을 거다. 괜히 혼자 힘으로 변신해보겠다고

앞머리에 가위를 가져댔다가 몇날며칠을 후회하는 사람들을 나는 많이 봤다. 비단

앞머리뿐만 아니다. 가장 은밀한 곳의 털, 음모 다듬기 역시 생각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왜 거웃을 건드리냐고?

일단 남자 성기 주변부의 털을 밀어버리면 페니스가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다들

잘 아시지 않나. 외국 포르노물 배우들의 음부는 죄다 말끔하다. 솜털 한 가닥 없이.

평균 사이즈보다 큰 페니스를 지닌 남자배우들 덕도 있겠지만 음모를 다 제거한 성기를

클로즈업할 때면 화면상의 페니스 존재감이 확실히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또, 여배우의

음부를 쫙 벌려 대음순과 소음순 사이의 주름은 물론 클리토리스가 자극으로 딱딱해지는

모습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려면 아래쪽 털숲은 즉각 베어버려야 함이 옳다. 노파심에

하는 소리지만 클리토리스도 페니스처럼 딱딱해지나요? 라는 바보 같은 질문을 던지기

전에 일단 오럴 섹스부터 제대로 해보자.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사실 내가 털 정리를 인식하게 된 것은 모두 다 나의

첫 섹스, 정확히는 첫 번째 오럴 섹스 이후부터다. 사춘기의 아이들이 그렇듯 나

역시 어릴 때는 털이 얼마나 나느냐에 신경을 썼지 ‘관리’에는 무지했다. 그러다

거웃도 이마 위 머리카락처럼 단장해야 할 시간이 갑자기 들이닥쳤다. 예고 없이

남자친구가 내 깊숙한 아래 음부에 처음 입을 맞췄을 때다. 애무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모습을 보이려 클리토리스를 너무 적극적으로 핥다 그만 그의 이에 내 거웃이 몇

가닥 끼어 버렸다. 하는 수 없이 그가 고개를 들고 입에서 털을 빼내는 데 그 광경이

주는 충격이란…길이가 짧은데다 구불거리는 모양새가 도저히 그건 내 머리카락(당시

스트레이트 파마로 머리를 쫙쫙 펴 내린 상태)이라고 우길 수도 없었다.

그래서 가위를 꺼내들었다. 해보면 알겠지만 거웃을 정리하는 데는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정리해야지 마음은 먹었는데 실제로 가위로 음모를 잘라내기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렸다. 직접 해보니 역시. 앞머리 정리처럼 내가 테크닉 좋은 헤어드레서가

아닌 이상 원하는(?) 길이와 모양으로 거웃을 스스로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다음은 면도기. 음모의 볼륨감을 포기하고 나니 겨드랑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쉽게

제모했다. 진작 면도기를 쓸 걸 그랬나봐, 라고 좋아한 건 잠깐. 고통은 새로 음모가

자라나면서부터 다가왔다. 그 가려움! 그 따가움!! 머리가 간지러우면 길을 걷다가도

손가락으로 슥슥 긁으면 되지만 ‘그 곳’이 가렵다고 ‘내 음모가 가려워요’ 라던지

오피스 책상에 걸터앉아 무심히 음부를 긁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게다가 면도기로

아래 털을 잘못 밀었다간 자칫 털이 안으로 자라서 피부 트러블이나 면도로 인한

피부 요철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도 거웃을 정리한 성기가 주는 비주얼적인 재미를

놓치기가 아쉬워 화살을 내 남자에게 돌렸다. 내가 시간 나면 그의 성기 주변 헤어를

정리해주겠다고 슬쩍 미끼를 던졌는데, 이 남자, 조금 생각하는 눈치더니 “역시,

그건 안 돼.” 라고 딱 잘라 말한다. 친구들이랑 운동하면 끝나고 함께 샤워하는데

그들이 자기의 정리된 음모를 보면 조금 부끄러울 것 같다나. 단장한 음모를 남에게

보여주는 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역시, 용기가 필요하다. 음모 정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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