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붓고 체중이 늘었다면 혹시 콩팥병?

[경희대병원-코메디닷컴 공동기획]

만성콩팥병 증상, 부종은 위험 신호

서울 남영동에 사는 김모씨(41·여)는 한 달 전부터 자고나면 다리와 얼굴이

심하게 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기 전에 라면을 먹은 탓’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갈수록 부기가 심해졌다. 최근에는 몸무게도 7kg 가량 늘었고,

소변에서 거품도 꽤 보였다.

남편의 성화에 떠밀려 서울 회기동에 있는 경희대의료원을 찾았다. 김씨를 진찰한

임천규(57·사진)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이 의심된다며 소변과 혈액 검사를

받도록 했다.

그 결과 단백뇨 등 신(腎)증후군 증상이 드러나 추가로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만성콩팥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그것도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가는 중증이라는

얘기를 듣고 김씨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는 “당뇨병이 있어 치료를 받고 있는데 콩팥병은 아예 생각하지도 못 했다”면서

“주변에서 당뇨가 있으면 콩팥병도 조심해야 한다는 말들을 했지만 ‘설마’하며

흘려들었던 게 너무 후회스럽다”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임 교수는 “손발이나 얼굴이 붓는 부종은 만성콩팥병의 대표적 증상”이라며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사구체의  여과 기능이 떨어진 탓에 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혈관 내 염분과 수분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 수분이 혈관 밖

간질에 축적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간질이란 콩팥의 사구체에서 모세혈관계를

지탱해주는 막을 말한다.

만성콩팥병으로 생기는 부종은 ‘오목부종’이라고도 한다. 부어 있는 부위를

엄지손가락으로 눌렀다 떼었을 때 눌린 부위가 2∼3초 동안 오목한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병이 깊이  진행된 4∼5단계에서 일반적인 증상이다.

임 교수는 부종이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의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종은 어떤 이유에서든 매우 좋지 않은 신호”라며 “방치하면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종이 생기면 밖으로 나가야 할 수분이 체내에 쌓여 체중도 함께 늘어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소변을 잘 보는 사람들은 부종이 있어도 체중은 그대로인 경우가

종종 있다고 임 교수는 덧붙였다.

그러나 만성콩팥병 초기 단계로 사구체의 여과 기능이 비교적 정상일 때도 부종은

올 수 있다. 신장염이 대표적 경우다. 면역체계 이상, 병원균 감염 등으로 콩팥의

사구체나 작은 혈관들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신장염에 걸리면 몸 밖으로 단백질이

지나치게 많이 배출된다. 그 결과 혈중 알부민 수치가 떨어진다. 알부민은 체내에

널리 존재하는 단순 단백질인데 물을 끌어당기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알부민의 혈중

함량이 낮아지면 혈액 내의 남는 수분이 혈관 벽으로 새어나가 간질 부위에 고이면서

부종이 생긴다. 따라서 당뇨병·고혈압과는 달리 만성콩팥병은 초기에도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이모 씨(61)는 평소 건강에 문제가 없었지만 열흘 전부터 두 다리가 붓기 시작해

임 교수를 찾았다. 이 씨는 “한 달 전쯤 집 근처 병원에서 단백뇨가 있다는 말을

들었으나 여태까지 아픈 적이 없어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씨의 경우 사구체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데도 소변에서 다량의 단백뇨가

검출됐다”면서 “면역체계 이상에서 오는 미세변화증(신장염의 하나) 때문에 부종이

생긴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세변화증의 경우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몇 달 안에 괜찮아진다”면서

“하지만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그냥두면 말기신부전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뇨제를 복용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임 교수는 말했다. 그는 “폐나 복부에

물이 차는 등 부종이 심한 환자는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 이뇨제를 처방한다”며

“그러나 부종이 심하지 않은 환자나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이뇨제를 과도하게

복용하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해질 이상으로 목숨을 잃거나 만성콩팥병에

걸릴 수 있어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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