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상비약 편의점 판매’ 결론 못 내

집행부는 보건복지부와 계속 협의키로

대한약사회가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 문제에 관해 내부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약사회 집행부는 보건복지부와 지금까지 진행해 온

협의를 일단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서울 서초동 약사회관에서 열린 대의원 임시총회에선 ‘보건복지부와의 협의

지속 여부’를 놓고 찬반 투표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투표에 참여한 282명(위임

14명 포함) 가운데 반대가 141명으로 많았지만 과반수에서 1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근

약사회 이사는 개표 직후 ” 오늘 상정한 안건 자체가 불발된 것이며 협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면서  “다만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집행부가

복지부와 협의해 나가는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약사회 내부 사정과 관계없이 약사법 개정안을

2월 국회 통과, 8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약사회와 협의가

중단되더라도 3분류 체계로 전환하는 원래의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현행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등 2분류 체계에

‘약국외 판매 의약품’ 항목을 신설, 3분류 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긴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었다. 하지만 이 안은 약사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국회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약사회는 지난해 12월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한정적인 장소에서 야간과 공휴일에도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고 복지부와 가정상비약의 종류와 품목, 안전성 확보장안 등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전국 16개 시·도 지부 중 서울·경기·광주·전남

등 4개 지부가 “집행부가 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할 때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발표를 강행했다”며 반발해 이날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게 된 것이다.

고성과 욕설로 얼룩진 총회

이날 2시 30분에 시작된 회의는 원래 계획과는 달리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

시작 1시간 뒤 김대업 부회장의 발표 중 집행부가 회의장을 개방했으나 반대 입장

대의원들이 “x발 기자들 왜 들어오나” “기자들 나가라” “비공개로 하자고 해놓고

집행부 뭐하는 거냐”며 소리를 질렀고, 다른 대의원들이 “발표 내용 듣게 조용히

하라” “회의를 하자는 거냐 싸우자는 거냐”고 응수했다.

비공개로 속개된 회의는 논란이 과열 돼 반대와 찬성입장 측에서 각각 5명씩 3분간

발언하는 식으로 진행됐지만 이마저도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상황이 됐다. 보다

못한 김명섭 명예회장이 “이런 식으로 하면 약사회 이분화 된다”며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려면 투표 없이 통과하고 그렇지 않으면 투표로 결정하자”고 호소해

투표에 들어갔다.

    안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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