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양말, 칠레 광부들 무좀 막았다

“항진균 연고보다 치료 효과 탁월”

2010년 8월 칠레 광산 붕괴사고로 매몰됐던 33명의 광부들은 발 무좀에 관한 일종의

현장 시험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 구리 입자가 포함된 양말이 항진균 연고보다 무좀

치료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16일 의학전문지 ‘피부 과학 기록(Archives

of Dermatology)’에 실린 논문의 내용이다.

매몰 광부들은 무더운 환경에서 2주가 지나자 발에 무좀같은 곰팡이 질환이 생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항진균 연고로 치료가 되지 않자 쿠프론(Cupron)사가 자사 제품인

구리 함유 양말을 기증했다. 광부 중 많은 사람들이 이 양말을 2주간 신은 뒤 무좀이

완전히 나았다고 보고했다.양말의 섬유는 항박테리아, 항진균 효능이 있는 산화 구리를

첨가한 것이었다. 이 양말은 광부(많게는90%가 무좀환자)를 비롯해 경찰, 군인 등

발에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33명의 광부들은 갇힌 지 36일이 지난 뒤 양말을 전달받았으며 69일 후에

구조됐다. 구조 당시 3명은 무좀, 7명은 발바닥 피부 건조증, 2명은 피부 곰팡이

감염증, 3명은 손발에 물집,한 명은 손톱 무좀이 있었다. “피부를 손상시키는 미생물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에서 69일간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발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이들의 피부는 대단히 양호했다”고 연구자들은 썼다.

나중에 광부 중 19명은 양말의 효과를 묻는 설문에 답했다. 이들은 양말을 신은

뒤 불편함, 건조증, 염증, 벗겨짐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예전에 갱 내에서

피부건조증이 있었다고 응답한 14명 중 13명이 문제의 양말을 신은 뒤 증상이 사라졌다고

응답했다.

이번 연구는 양말 제조사인 이스라엘 쿠프론사 소속인 보르코브 박사와 칠레 코피아포

지역병원 피부과의 벨리보프스키 박사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의 한계는 광부들의

사후 기억에 의존했다는 점과 이들이 갇혀 있을 때 겪었던 피부 트러블이 실제로

곰팡이 감염과 관련된 것이었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같은 내용은 헬스데이뉴스 등이 16일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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