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보균자와 900회 자면 1번 전염

핵심은 바이러스 숫자, 약으로 통제 가능

에이즈 바이러스(HIV) 보균자가 이성 파트너와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섹스를 했을

경우 바이러스를 옮길 확률은 평균 900회 당 한차례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제임스 휴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아프리카에서 최근 수행한 연구 결과다.

이에 따르면 실제 전염 위험은 보균자의 혈액 속에 바이러스가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혈액 내 바이러스 농도가 10배 높아질 때마다 성행위

당 전염 위험은 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 농도가 매우 높은 사람(최근

감염된 사람)은 10 차례의 성행위 만으로도 상대를 전염시킬 수 있다고 휴즈 박사는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의 아이디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휴즈 박사는 말했다.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보균자의 혈중 바이러스 농도를 낮추는 것이 전염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항바이러스 약은 파트너간의

감염 위험을 96%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돔을 사용하면 전염 위험이 78% 낮아진다는

사실도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남자가 포경 수술을 받았을 경우, 전염 위험은 47%

줄어들었다.

이 같은 전염율을 추정하려는 기존의 연구들은 대상자의 수가 적은데다 혈중 바이러스

농도를  추적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번 연구는 사하라 사막 아래쪽 지역에 사는 3천 297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했다.

커플 중 한 사람은 보균자이고 상대방은 그렇지 않은 상태였다. 보균자들은 2년 동안

주기적으로 혈중 바이러스 농도를 검사 받았고 매월 섹스 횟수와 콘돔 사용 여부를

인터뷰를 통해 답변했다. 보균자가 아닌 파트너들은 주기적으로 전염 여부를 검사

받았다. 전염이 확인될 경우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것이 연구

시작 당시의 파트너에게서 온 것인지 여부를 확인했다.

연구 기간 중 전염 사례는 86건 이었다. 남자가 여자에게 옮길 확률은 여자가

남자에게 옮길 확률의 약 2배였다. 이는 남자의 혈중 바이러스 농도가 더 높은 탓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또한 여성은 성기 헤르페스(바이러스성 피부병)를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환자는 바이러스에 더 취약하다.

 93%의 성행위는 콘돔이 사용된 것으로 보고됐지만 연구자들은 이것이 과장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콘돔은 연구팀이 보고한 78%보다 전염율을 더욱 크게

낮추는 것일 수 있다고 휴즈 박사는 말했다. 이번 연구는 당사자들의 보고에 의존해

섹스 횟수를 추정했기 때문에 부정확할 수 있다. 하지만 횟수 자체의 오류는 대다수의

연구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휴즈 박사는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도 대체로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전염을 일으키는 섹스 횟수는 이번 연구의 대상인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일 수 있다고 휴즈 박사는 말했다. 미국민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들에서는 전염

확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이성애자 커플에게만 해당되며

남성 동성애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남성 동성애자들은 전염

위험이 이성애자들에 비해 크게 높다고 한다.

이같은 내용은  ‘전염병 저널(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11일자에

온라인으로 발표됐으며 미국 방송 폭스 뉴스가 13일, 헬스데이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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