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별세의 원인 ‘뇌정맥혈전증’이란

뇌 혈관이 피떡으로 막혀 생기는 증상

30일 타계한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몇 년째 파킨슨 병을 앓아오다 지난달

29일 뇌정맥혈전증으로 입원해 한달 만에 숨을 거뒀다. 김 상임고문 측은 “뇌정맥혈전증의

근본적 치료가 안 되고 폐렴, 신장염 등 합병증까지 겹치면서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됐다”고 밝혔다.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을 벌이던 고인은 1985년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 기술자’ 이근안 경감 등에게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10차례나 받는 등 혹독한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가 앓던 파킨슨병은 고문 후유증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뇌정맥혈전증이란=뇌의 정맥이 혈전(피떡:주로 혈소판과 세포성분을

둘러싼 섬유소로 구성된 혈액성분의 응집)으로 막히는 것을 말한다. 뇌에서 나온

혈액이 심장으로 잘 운반되지 못하므로 뇌 조직에 많은 피가 고이게 된다. 이렇게

혈액의 흐름이 사실상 막히게 되면 관련 뇌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이 끊긴다.

이와 동시에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일어날 수 있고 뇌가 붓기도 한다.

증상이 다양해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체 환자의 75%가 두통을 호소한다.

뇌 압력이 높아지면서 시야가 흐릿해지거나 겹쳐 보이며 팔 다리의 운동이 어렵고

말을 못하게 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약 40%의 환자는 경련(간질 발작)을

한다. 약 30%는 의식이 흐릿해진다. 이런 증상은 발병 초기보다 며칠 후에 나타나는

일이 많다. 뇌정맥혈전증은 증상이 이렇게 다양하고 특유의 증상이 따로 없기 때문에

증상이 발생한 지 며칠 지나 진단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적인 치료법은 항응고제를 투입해 혈액내에서 피떡이 만들어지는 것을 중단시키고

막힌 혈관을 뚫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뇌 혈관이 파열돼 출혈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다. 그러면 뇌출혈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항응고 치료를 하기 어렵다. 김 상임고문측의 “근본적 치료가 되지 않았다”는

말은 이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약 85%의 환자에게서는 혈액 응고와 관련된

유전적 요인 또는 환경 이상이나 머리 부상, 감염 등과 같은 직접적인 요인이 발견되지만

10~20%의 환자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

◆파킨슨 병이란=뇌 깊숙이 위치한 흑질이라는 부위의 신경세포가 줄어드는

중추신경계 병이다. 이 곳의 신경세포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을 만들어낸다.

. 도파민이 정상 수준의 80% 이하로 줄어들면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원인으로는 유전적 인자와 환경적 인자가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는 ‘다인성

가설’이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환경 요인으로는 약물의 과다 복용이

가장 흔하다. 이외에도 연탄가스 중독 후 후유증, 동맥경화증, 뇌종양, 뇌염, 외상도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환자는 60대에 이르러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손이 팔이

떨리고 굳어지며 동작이 느려지고 자세가 불안정해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일상생활이나 직장 일에 지장이 생기면 체내에서 도파민으로 바뀌는 물질(전구물질)을

투여하는데 대체로 효과가 좋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운동과 관련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뇌의 깊은 곳에 위치한 시상밑핵 등에 고주파 전기자극을

가하는 수술적 치료를 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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