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이 전염되는 이유는? “감정 이입”

관계 가까울수록 더 잘 전염돼

주위 사람이 하품을 하면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하품의 전염이다. 이

같은 동조 현상은 서로의 관계가 가까울수록 잘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품을 하면 뇌 주위로 혈액과 산소가 더 많이 공급되는 데 이것이 전염되는 이유는

아직 완전히 해명되지 않았다. 상대방의 감정을 자신도 느끼는 감정이입과 연관돼

있다는 이론도 있다. 전염성 하품은 당사자가 피로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상대방과

가까운 사이임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하품 전염은 개나 침팬지 사이에서도 일어나며 모든 인간의 절반은 이런 반응을

보인다는 설도 있다. 감정이입과 전염성 하품간의 관계는 자폐아를 대상으로 한 이전의

연구에서도 드러났었다. 자폐아는 다른 아이들에 감정이입을 하는 능력이 약한데

전염성 하품을 하는 일도 더 적었다.

이탈리아 피사 대학의 연구팀은 다양한 국적의 남녀 109명의 일상을 매일 관찰하고

하품이 전염되는 경우를 기록했다. 그 결과 하품 전염은 직계 가족끼리 일어나는

일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다음이 친구 사이, 얼굴 정도 아는 사이, 모르는

사이의 순이었다.

하품이 전염되는 시차는 얼굴만 아는 사이와 모르는 사이에서 가장 컸다.

이는 감정이입과 사회적 친밀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연구팀은

“하품 전염은 주로 감정적 친밀성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지 성별이나 국적 같은 다른

변수와는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우리의 연구는 보여준다”고 보고했다.

영국 리즈 대학의 실험심리학자 태트리오나 모리슨 박사는 이처럼 원초적이고

무의식적인 반응은 인간 두뇌의 진화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 하품이

발달한 것은 인간이 동굴생활을 하던 원시시절 누군가가 항상 경계 임무를 맡고 있어야

할 때였다는 이론이 있다”면서 “하품을 하면 뇌에 피가 더 많이 흘러 들어가 경계태세를

향상시킨다는 이론”이라고 말했다.

영국 버크벡 대학의 아추시 센주 박사는 “일부 개코원숭이의 경우 무리 내에서

가까운 동맹 관계에 있는 개체끼리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감정이입이 하품 전염의 원인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면서 “ 그저 자연적인 반사작용에

불과하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내용은 ‘공공과학도서관 저널(PLoS

One)’에 실렸으며 영국 BBC 뉴스 등이 8일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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