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오르가즘, 뇌 MRI로 촬영하다

대학원생 자원자, 간질 발작 때와 유사

여성이 고조기-오르가즘기-쇠퇴기를 겪는 과정의 뇌 활동 전체가 사상 최초로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연속 촬영됐다. fMRI란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농도 변화를 측정하는 기기로 이를 통해 특정 영역의 신경세포 활동을

파악할 수 있다. .

미국 럿거스 대학 심리학과의 배리 코미사루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fMRI 촬영장비

속에 누운 여성 자원자가 자위를 통해 절정을 겪는 과정을 2초 간격으로 촬영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성적인 절정에 이르지 못하는 남녀는 어디가 잘못됐는지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원자는 코미사루크 교수 밑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성치료사(sex therapist)인

낸 와이즈(54). 장치 속에서12분간 활동한 그녀는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실험은 내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라며 “나는 여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뇌를 2초 간격으로 촬영한 5분짜리 애니메이션 형태의 이 영화는 뇌의 80개 영역이

단계적으로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 지를 보여준다. 영상은 뇌 신경세포의 산소 이용량을

어두운 붉은 색→오렌지색→노란색→흰색(가장 높은 수준)의 강도로 표현한다. 오르가즘을

겪는 뇌는 거의 모든 영역이 밝은 노란색/흰색으로 환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였다.

뇌가 이보다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것은 오직 간질 발작을 일으킬 때뿐이다.

처음에는 감각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 중 성기와 관련된 부분이 먼저 활성화된다.

이는 성기 애무에 따른 반응이다. 다음에는 장기기억 및 감정을 다루는 대뇌변연계가

활성화된다. 오르가즘 직전에는 소뇌와 전두엽이 더욱 활성화된다. 이는 근육의 긴장에

따른 반응이라고 코미사루크 교수는 설명한다. 오르가즘이 일어날 때는 시상하부의

활동이 최고조에 이른다. 이때 쾌감 및 애정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돼 자궁을 수축시킨다.

이와 함께 쾌락 및 보상과 관련된 부위인 측좌핵도 매우 활발한 활동을 보인다.

오르가즘이 쇠퇴한 다음에는 흥분했던 뇌의 모든 부위가 정상으로 돌아간다.

코미사루크 교수는 “우리는 오르가즘을 쾌락의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다”면서

“만일 뇌의 쾌락 영역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이보다 넓은 영역에 오르가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신경과학협회(Society for Neuroscience)’

연례 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메디칼뉴스 투데이 등이 20일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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