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가 술을 많이 마셔야 할 이유

동물 실험…폐에 전이되는 비율 60% 낮아져

알코올은 유방암을 일으키는 원인의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유방암에

걸렸을 경우에는 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을

먹인 유방암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신체의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되는

일이 적다는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미국 워싱턴주립대 약학과의 개리 메도우즈 교수는  “유방암

환자가 술을 마시는 것이 유리할지 불리할 지에 대해 의사가 제대로 조언할 수 있으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간에게서도 동일한 효과가 있을 지는 확인되지

않은 데다 치료법으로서 비현실적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암이 가장 적게 전이된

생쥐 집단은 인간으로 치면 알코올 중독자처럼 마셔댔다.

메도우즈 교수의 연구팀은 생쥐의 유선(乳腺)에 암 조직을 주사해 유방암을 발생시킨

뒤 이들을 네 집단으로 분류했다. 세 집단은 물에 탄 알코올을 약간, 적당히, 많이

섭취시켰고 한 집단은 물만 먹게 했다.

 4주 후 이들 쥐의 암이 폐로 전이됐는지를 검사했다. 그 결과 많은 알코올을

섭취한 쥐는 전혀 섭취하지 않은 쥐에 비해 폐에 암세포가 전이된 비율이 60% 낮았다.

알코올을 중간 수준으로 섭취한 집단에서도 전이를 막는 효과가 일부 나타났지만

약간 섭취한 집단에서는 그런 효과가 없었다.

 발암 물질인 알코올이 어떻게 해서 유방암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알코올은 유방에 생긴 종양(암) 자체의 성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므로

다른 방식, 예컨대 면역체계로 하여금 신체 다른 부위에서 암세포를 더 잘 공격하게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국립보건원의 영양역학자 솜다트 마하비르 박사는 “인간의 암 전이에 알코올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우리는 모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이번 연구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이 특정 유형의 피부암에 걸린 동물에게서 암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기존의 연구들도 있다. 마하비르 박사는 “치료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는 어떤 물질에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위험과 이익을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3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암연구소 연례 총회에서 발표됐으며

미국 폭스 뉴스가 18일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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