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 가와사키병, 바람 타고 퍼진다”

아시아-일본-태평양 건너 미국까지 전파

어린이들이 걸리는 급성 혈관염인 가와사키병은 지난 50년간의 연구에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열이 나고 눈이 충혈되고 피부가 벗겨지며 팔다리와 심장혈관

등이 붓는 이 병의 사망률은 0.1%에 이른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의과대학의 제인 번스 교수가 이끄는 다국적

연구팀은 이 병이 대규모의 바람과 연관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아시아

대륙에서 일본을 거쳐 태평양 너머까지 흐르는 대류권의 기류가 병의 원인을 옮긴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970년대 이래 일본에서 이 병이 대규모로 유행했던 79년, 82년, 86년의

기록을 근거로 삼았다. 그리고 대규모 환경 요인이 여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대기학 및 해양학적 측정치를 조사했다. 그 결과 기압 패턴과 이에

따라 지표면에서 대류권 중간을 향해 부는 바람이 이 병의 유행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번즈 교수는 “태평양에서 일본을 향해 남풍이 부는 여름에는 발병률이 낮았고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아시아 대륙에서 일본을 향해 북서풍이 불 때는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바람이 다시 남풍으로 바뀌면 발병률이 다시 낮아지는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이 병이 유행한 3개 연도는 국지적인 북서풍이 강하게

불었던 해였다.

북태평양 건너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1994~2008년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와 유사한 연관성이 드러났다. 스페인 연구팀의 로도 박사는 “일본, 샌디에이고,

하와이의 가와사키병 발병률은 11월에서 3월 사이에 거의 동시에 최고조에 이른다”면서

“그 이유는 중앙아시아의 기단에서 시작해 일본을 거쳐 대류권 상층부를 통해 일주일

이내에 태평양을 건널 수 있는 이 바람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네이처 과학 리포트(Nature Scientific Reports)’ 와 과학뉴스

사이트 사이언스 데일리 10일자에 실렸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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