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명 감염된 뇌 기생충, 뇌를 조종한다

“톡소플라즈마, 도파민 분비 조절” 확인

사람의 뇌에 기생하는 단세포 생물인 톡소플라즈마가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생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동물실험에서 드러났다. 이 기생충은 세계 인구

3명 중 1 명 꼴인 20 억 명을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리즈대학 생물학과 글렌 맥컨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톡소플라즈마가

뇌의 핵심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생산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포유동물의 뇌에 사는 기생충이 도파민 수준을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진 최초의

사례다.   

이번 연구는 들쥐와 생쥐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맥컨키 교수는 도파민과 관련된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도 시사점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신분열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파킨슨 병이 그런 예다.  이 기생충은 자신이 감염시킨

쥐로 하여금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게 만들고 이런 쥐를 잡아먹은 고양이의 뱃속에서

번식한다. 이번 연구는 쥐가 겁을 상실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생충이 자신이 감염시킨 뇌세포에서 도파민의 생산과 분비량을

여러 배로 늘리도록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도파민은 동작, 인지, 행태를 조절하는

신호를 뇌 속에서 전달하는 천연 화학물질이다. 뇌의 보상 및 쾌락 중추를 제어하며

공포 같은 감정 반응을 조절한다.

 맥컨키 교수는 “톡소플라즈마가 신경세포의 도파민 생산을 대폭 늘리도록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생충은 사람에게도

감염돼(가벼운 감기 증세를 일으킨 뒤) 뇌에 침입해 자리잡는다”면서 “감염된 사람이

일으키는 증상은 이 기생충이 뇌의 어느 곳에 잡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분열병과 톡소플라즈마 감염이 통계적인 관련성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 4일자에 실렸으며 과학 뉴스사이트

유레칼러트에서 같은 날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poemloveyo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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