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착각’에 빠진 흡연자들

“암 예방된다”며 담배 더 피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복합 비타민제를 먹으면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만 국립중산대학의 웬-빈 치우 박사팀은 두 가지 실험을 통해서 복합 비타민제를

먹는 흡연자들은  담배를 더 많이 피우게 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흡연자들의

믿음과는 달리 복합비타민제가 암을 예방해준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첫 번째 실험은 매일 흡연하는 154명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아무 효과가 없는

약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참가자 절반에게는 이것이 가짜 약이라고 말해주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비타민C라고 알려줬다. 연구팀은 이 약을 복용시킨 뒤 실험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의 설문지에 응답하게 하면서 그 동안 담배를 피우는 것을 허용했다.

그 결과 자신이 비타민C를 먹었다고 생각한 집단은 가짜 약을 먹었다고 생각한

집단 보다  거의 2배에 이르는 담배를 피웠다. 이들은 자신이 담배를 피우더라도

비타민C을 먹었기 때문에 신체가 피해를 덜 입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매일 흡연하는 또 다른  8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 집단에게는 가짜 약을 주면서 복합비타민이라고 알려줬고 나머지 집단에게는 가짜

약이라고 일러줬다.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이들에게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설문지에

응답하게 했는데 이 설문지에는 복합비타민에 대한 그들의 태도와 관련된 질문이

있었다.

그 결과 첫 번째 실험 결과처럼 비타민을 복용하고 있다고 생각한 집단이 더 많이

담배를 피웠고 복합비타민에 대해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이것이 자신의 건강을

지켜줄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복합비타민을 복용했다고

생각한 흡연자가 ‘복합비타민이 내 건강을 지켜준다’는 의식적인 믿음을 겉으로

표현하면 실험 후반부로 갈수록  흡연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라이센싱 효과(licensing effect)’로 부른다. 이는

사전에 좋은 행동을 하면 나중에 좋지 않은 행동을 할 권리가 생긴다고 사람들이

믿는 경우에 일어나는 효과다. 예컨대, 주중에 술을 한 번도 안 마셨으면 주말에

폭음을 할 권리를 얻었다고 여기는 것이다.

치우 박사는 “식품 보충제를 먹는 흡연자들은 그것이 암과 여타 질병들을

막아줄 것이라는 바보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흡연자들 중에서

건강에 신경쓰는 사람들에게 복합비타민은 암을 예방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 그들로 하여금 흡연을 조절하거나 끊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이 연구결과는 ‘중독 저널(journal Addiction)’에 이달 초 게재 됐으며 미국

FOX뉴스 등이 26일 보도했다.

황숙영 기자 hsy@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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