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원인 밝혔다…획기적 치료 기대

손상된 세포 고치는 특정 단백질 기능 망가진 탓

세계적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우리나라 박승일 전 농구코치는 모두 사지마비에

호흡까지 어려운 루게릭병을 앓고 있으나 정확한 발병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이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을 밝혀냄으로써 루게릭병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티푸 시디쿠 박사팀은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이라 불리는 루게릭병이

발병하는 과정을 밝혀냈다. 루게릭병은 뇌와 척수에 있는 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면서

사지가 위축되고 호흡기관도 마비되면서 마침내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35만 명이 루게릭병을 앓고 있으며 환자의 절반 정도가 3년 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디쿠 박사팀은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은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와 관련된 ‘재생시스템(recycling

system)’이 망가졌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체에 있는 특정 단백질인

유비킬린2(Ubiquilin 2)가 손상된 다른 단백질을 처리하거나 회복시키는 ‘재생시스템’을

관장하고 있는데, 루게릭병 환자들에게서는 이 단백질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손상된 단백질들이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 안에 쌓이면서

뇌가 보내는 신호를 가로막아 버리게 되고, 운동세포가 뇌의 신호를 받지 못하면서

우리 몸에 마비 증세가 오는 것이다.

시디쿠 박사는 “이번 발견은 루게릭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며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으로 드러난 유비킬린2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그 경로를 조절하거나 최적화하는 약을 시험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경의 퇴화나 사멸에 의한 알츠하이머, 치매 및 파킨슨병과 같은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됐으며 영국 BBC 방송,

미국 일간지 LA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황숙영 기자 hsy@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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