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세포, ‘근육’ 만들어 다른 장기로 이동

영국 암연구재단, 세포 이동시키는 단백질 규명

암 세포가 팔처럼 생긴 가지를 만들어 이를 이용해 다른 장기로 이동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암연구재단(Institute of Cancer Research)은 최근 암 세포가

어떤 방식으로 다른 세포에 전이되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암 세포는 먼저 팔처럼 생긴 가지를 만든 뒤 이 가지를 근육처럼 뻗었다가

수축시키는 방식으로 다른 세포로 옮겨 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팔꿈치를 이용해

기어가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이동을 한다는 것이다.

 

암이 치명적인 이유는 종양이 진행되면서 처음 발생한 곳을 벗어나 다른 조직으로

퍼져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전이’라고 부르는데 대체로 전이를

통해 생기는 2차 종양은 1차 종양에 비해 치료가 어렵다. 의학계에서는 암 환자 사망자의

90% 가량이 이 전이로 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결과는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암 세포의 전이 과정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연구팀이 밝혀낸 암 세포의 전이 방식은 암의 종류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암 세포 스스로가 팔꿈치로 기어가는 방식으로 이동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암 세포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암 세포가 아닌 정상 세포가 암 세포의 이동을 돕기 위해 통로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연구팀은 이 두 과정에서 JAK라는 단백질이 암 세포의 이동을 돕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JAK는 이미 혈관암의 일종인 백혈병 발병에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JAK의 활동을 억제할 수만 있다면 암 세포의 전이를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견해다. 암 세포가 기어서 움직이건 통로를 만들어 움직이건

이 모든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JAK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기존의 백혈병 연구를 통해 JAK의 활동을 억제하는 치료법이 이미 개발

중인 상태다. 연구팀은 이 치료법이 완성되면 백혈병뿐 아니라 흑색종 등 다른 암

세포의 전이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암 세포(Cancer Cell)’에 실렸으며 영국 BBC방송과 미국

의학뉴스 사이트 메디컬뉴스투데이가 16일 보도했다.

    이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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