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식, 체내 ‘혈당측정 센서’ 교란

효소 생성 억제해 성인 당뇨병 유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성인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원인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비만이 성인 당뇨병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기름진

음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당뇨병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태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와 샌포드-번햄 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최근 지방이

성인 당뇨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글리코실트란스페라제(GnT-4a)라는 효소다. 이 효소는 체내 혈당이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는 일종의 ‘혈당측정 센서’ 역할을 한다.

당뇨병은 혈당 수치가 높아져 생기는 병이다. 원래 인체는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을 통해 혈당 수치를 조절한다. 그런데 혈당측정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췌장이 어느 정도의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잡게 돼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게 기름진 먹이를 먹인 뒤 신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고지방 먹이를 먹은 쥐들은 우선 혈중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의 수치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 지방산은 다시 혈당측정 센서의 기초가 되는

단백질 생성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혈당측정 센서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쥐가 아닌 사람의 췌장 세포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토대로 추가 연구를 더 진행하면 성인 당뇨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당뇨병 관련 연구 단체인

‘영국 당뇨병(Diabetes UK)’의 이아인 프레임 연구소장은 “이 연구는 성인 당뇨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하면서 “연구가 더 진척돼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렸으며

영국 BBC방송 온라인판 등이 14일 보도했다.

    이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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