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엉 울어도 기분 나아지지 않는다

친구에게 도움 청하는 게 나아

“울고 났더니 기분이 좀 나아졌어.”

가끔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한바탕 눈물을 뿌리고 나면 한도 좀 풀린

것 같고 마음의 응어리도 덜어낸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울음으로

마음을 치료한다는 ‘눈물 치료’도 최근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인도 명상가 오쇼

라즈니시가 개발한 4단계 명상법 ‘미스틱 로즈’에서는 울음이 명상의 필수적인

한 단계로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며 실컷 울고 나도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 대학교 조나단 로텐버그 교수는 울음이

사람의 기분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18~48세 네덜란드 여성 9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존의 울음 연구는

주로 실험실에서 슬픈 영화를 보여 준 뒤 대상자들의 감정을 체크하거나, 아니면

이들의 옛 슬픈 기억을 되살려 울고 난 뒤 당시 기분이 어땠는지를 묻는 설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었다. 그러나 실험실은 사람의 감정을 표출하기에 적절한 장소가

아니며 사람은 과거의 감정을 정확히 기억해낼 수 없다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이

같은 연구의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됐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실험실이 아닌 참가자들의 집에서 진행했다.

또 참가자들은 울고 난 직후의 기분을 그때그때 기록하도록 했다. 이들은 울고 난

뒤 왜 울었고 어디서 울었으며, 펑펑 울었는지 조용히 흐느꼈는지, 울고 난 뒤의

기분이 어땠는지 등을 자세히 매일 적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연구팀은 모두 1004건의 울음 케이스를 모을 수 있었다. 이를

분석한 결과 눈물을 흘린 참가자 가운데 61%가 울고 난 뒤에도 기분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분이 좋아졌다고 밝힌 케이스는 30%에 그쳤다. 나머지 9%는 울고

난 뒤 오히려 기분이 나빠진 경우였다. 흥미로운 것은 가장 격렬하게 펑펑 운 사람들의

기분이 가장 크게 좋아졌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울고 난 뒤 기분이 좋아졌다 하더라도 이것이 눈물을 흘렸기 때문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눈물을 흘린 참가자들의 기분이 나아진 이유는 그 울음이 주변

동료의 관심을 끌어 그들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지 눈물 자체 덕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로텐버그 교수는 “기분이 우울할 때에는 우는 것보다 주변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운 장소는 거실이었고 평균 울음

시간은 약 8분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는 것이 눈물을

흘린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연구는 ‘성격연구 저널(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미국 방송 MSNBC 온라인판이 1일 보도했다.

이완배 기자 blackhar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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