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큰 여성 인공수정 쌍둥이 확률 높다

성장 인자 ‘VEGF-A’의 역할 때문인 듯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 등으로 불임 치료를 받을 때 다(多)배아 이식(double

embryo transfer) 방식을 택하면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산모가 키가 큰 여성일 경우 쌍둥이 출산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이색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배아 이식이란 체외 수정을 할 때 임신 확률을 높이기 위해 두 개의 배아를

한꺼번에 이식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에 비해 한 개의 건강한 배아만을 택해 이식하는

방법은 단일 배아 이식(single embryo transfer)이라고 부른다. 단일 배아 이식은

다배아 이식에 비해 임신 성공률은 떨어지지만 쌍둥이를 출산할 확률이 낮고 아이와

산모의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산모와 불임에 대해 연구하는 네덜란드 VUMC의 마리케 람버스 박사는 다배아 이식과

쌍둥이 출산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산모가 174cm가 넘는 장신일 경우 쌍둥이를

낳을 확률이 특히 높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1983~1995년 네덜란드에서 다배아 이식 방식으로 시험관 시술을 받은

산모 1만9840명의 통계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산모가 사산(死産)을 하건

건강한 아이를 낳건 모두 아이를 가진 것으로 집계했다. 이렇게 집계된 수치를 산모의

키와 몸무게, 나이, 학력 수준, 음주 여부 등 여러 외부 조건과 비교한 결과 엄마가

쌍둥이를 가지는 데 영향을 준 가장 중요한 변수는 산모의 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산모의 키가 클수록 쌍둥이의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를 ‘VEGF-A’라는

성장 인자의 역할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이 성장 인자는 임신한 여성들의 혈관,

특히 착상 부위 주변의 혈관을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해 쌍둥이를 가질 확률을 높인다.

실제 쌍둥이를 가진 산모들은 이 성장 인자의 수치가 대부분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키가 큰 여성이 쌍둥이를 가질 확률이 높다고 하면 장신일수록 VEGF-A

수치가 높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아직 추론일 뿐 키와 VEGF-A

사이의 연관 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연구는 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인간생식ㆍ태생학회(European

Society of Human Reproduction and Embry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미국 건강웹진

헬스데이 등이 4일 보도했다.

이완배 기자 blackhar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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