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치료제, ‘애 늙은이’ 만드는 부작용

치매-심장 질환 등 노인성 질환도 유발

제네릭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치료 약물은 장기간 사용할 수밖에 없고, 조기

노화현상과 함께 치매나 심장질환 같은 노인성 질병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치료 약물 중 하나인 뉴클레오시드 역전사 효소 억제제(NRTI)가 몸속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DNA)를 손상시켜 노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영국 뉴캐슬대학의 패트릭 치너리 박사 등은 후천성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성인들의 근육 세포를 채취하여 NRTI 약물을 장기 복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한 결과 10년 정도 이 약물을 먹은 사람의 미토콘드리아는 자기보다 20~30살이

많은 노인에게서 발견되는 것과 같았다.

미토콘드리아는 다세포 동·식물이 살아가는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어 기능저하가 오랫동안 진행되면 노화나 노인성 질환인 치매 또는 심장질환이

나타나는 것.

지도부딘(AZT)이라는 AIDS 치료제로 더 이름난 NRTI는 가짜 뉴클레오티드의 역할을

하면서 단백질분해효소 활동을 방해하여 HIV가 번식하는 것을 막는다. 1980년 대

후반 다국적제약사 GSK가 개발하여 AIDS를 막는 첫 번째 치료제로 등장했고 가장

많이 처방되었지만 장기간 복용할 때 NRTI의 독소가 신체에 미치는 우려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단독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저소득 국가에서는 AIDS를 치료하기 위해 비교적 싼 제네릭 약물인

NRTI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전 세계 인구 중 3,330만

명이 HIV 감염자 인데 그 중 2,250만 명이 아프리카 지역에 산다.

치너리 박사는 “AIDS 치료제의 내성을 막기 위해 길리어드, 머크, 화이자, GSK

등의 제약사가 만든 AIDS 약물을 다양하게 섞어 치료제를 만들지만 이것이 과연 미토콘드리아

손상까지 낮추는지는 확실한 연구가 없다”며 “과거 AIDS 치료제 처방을 받아 온

사람에게서 조기 노화 증상과 치매, 심장질환, 허약함과 같은 현상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약물로 손상된 세포를 재생시키기나 손상을 미리 막는 방법을 찾고

있는데 찾으면  미토콘드리아기질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영국 로이터통신 의학 전문 뉴스 로이터 헬스 등이 26일 보도했다.

    황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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