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은 사람도 뒷 담화에 솔깃해 하는 까닭

자기보호...나쁜 소문일수록 귀 기울여 정보수집

‘뒷담화’는 악의적이고 심술궂은 행동이지만 반대로 자기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뇌가 집중해 스스로를 보호하려 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이스턴대학의 리사 베넷 박사는 ‘두 눈 사이의 경쟁’이라고 부르는 시각현상을

이용해 사람들의 사물에 집중하는 패턴을 관찰 했다. 즉 양 쪽에 전혀 다른 사진을

놓고 동시에 보도록 한 뒤 눈은 어느 쪽에 집중하는지를 본 것.

사물을 바라볼 때 왼쪽 눈과 오른쪽 눈으로 들어오는 이미지는 서로 조금씩 다른데

대부분 뇌는 이를 잘 조화시킨다. 하지만 매우 다른 이미지가 동시에 양쪽 눈에서

들어오면 양 눈은 제각각 자기 정보가 중요하다며 의식을 집중시키기 위해 경쟁한다.

이 때 뇌는 양 눈을 조화시키는 대신 어느 한 쪽을 집중 인식하는데 선택을 끊임없이

바꿔 양 눈의 이미지에 교대로 집중한다.

베넷 박사는 66명의 대상에게 온화하고 붙임성 있어 보이는 얼굴 사진 두 장을

동시에 놓고 그들의 평소 생활을 들려주었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노인을 도와줬다”거나

“성질이 못돼 같은 반 친구에게 의자를 집어 던진다”와 같이 좋은 내용, 나쁜 내용도

포함했다.

또 사진을 보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도록 실험 내용과 무관한 키보드 입력을 시키거나

다른 이미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다른 51명에게도 같은 실험을 한 뒤 둘을

비교했다.

그 결과 두 실험 모두 사람들은 ‘뒷 담화’ 대상인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더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쁜 뒷소문이 들리는 사람의 사진을 더 오래 바라보았다.

베넷 박사는 “별 소문이 없거나 좋은 소문이 있는 사람의 사진을 보는 시간은

짧았지만  좋지않은 ‘뒷담화’의 대상은 유심히 쳐다 봤다“며 ”우리 뇌는

거짓말쟁이나 사기꾼 등 자기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르는 사람은 유심히 보고 방어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려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전문 주간지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 판에 게재됐으며

미국 건강웹진 헬스 데이, 과학뉴스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 등이 19일 보도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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