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이 1만명 서명운동 하는 까닭

마을버스 정류소 이전으로 상인과 대립

“병원 건너편에 버스정류소가 있으면 무단횡단을 하는 게 일반적이어서 사고

위험이 크다. 정류소를 의료원 안으로 옮겨야 한다”

“마을버스는 그야말로 마을 사람들을 위해야 하는 것인데 병원과 학생들의 편의만

봐주다가 지역 상권은 다 죽었다”

경희의료원이 지난 11일부터 본관 1층과 경희대 정문에서 ‘1만명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회기역 구간 01번 마을버스 정류소는 기존의 의료원 맞은편

K약국 앞에서 원내로 이전했다. 병원측이 이용자의 안전과 편리를 위해 동대문구청

교통행정과에 요청한 결과다.

경희의료원 운영지원본부 총무팀장은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분들인데 그동안 길을 건너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환자와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마을버스의 불법 U턴으로 인한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정류소를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상인들은 정류소를 원래의 위치로 되돌려 달라고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승객들이 상가를 들르지 않고 바로 버스를 타고 나가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상인은 “마을버스는 마을주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병원과 학교가 자신들

위주로만 생각하고 있다”며 “여기 상인들은 애초에 회기역에서 7분 거리인 병원에까지

마을버스가 다니는 것 자체가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민원에 우려를 느낀 의료원과 경희대학교 학생회 등은 정류소를 지금처럼

원내에 두는 것을 찬성한다는 ‘1만명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경희대 학생회는 “길을 건너야 하는 불편함, 교통사고의 위험 등을 고려해 많은

학생이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며 “현재 의료원과 함께 5000명 정도가 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류소 이전 건을 맡고 있는 동대문구청 교통행정과장은 “얼마 전

버스 노선조정심의회에서 옛 정류소의 50m 뒤쪽에 정류소를 하나 더 만드는 방안이

제시돼 이제 서울시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추가 정류소가 생기면 상인들의

반발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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