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린이 38명 중 1명은 자폐증

예일대 김영신 교수팀 조사, 미국의 3배

한국 어린이 38명 가운데 1명이 자폐증이라는 연구결과가 ‘미국 정신과 저널(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온라인판에 9일 게재됐다.

미국 예일대의대 어린이연구센터의 김영신 교수와 한국, 캐나다의 연구진이 5년간

조사한 결과다. 연구진은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7~12세 어린이 5만 5000명의 학교생활기록부와

진료기록부를 조사하고 부모와 담임에게 자폐증 진단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그 결과 2.64%가 자폐증 증상을 보였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자폐증 발생률의 3배

가까운  수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 110명 가운데 1명(0.91%) 꼴로 자폐증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특수학교

재학생을 주로 조사한 기존의 연구와 달리 대상 집단 전원을 조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결과 이번에 자폐증으로 진단받은 어린이 중 3분의 2가 일반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원인을 모르고

치료도 받지 않고 있었다.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 병의 중간단계인 야스퍼거스 증후군으로

분류돼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조금 달랐다. 이 병은 지적 수준은 보통이지만

사회적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자폐증은 주로 만 3세 이전에 나타나는 발달장애다.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인 유대감도 일어나지 않는 증후군으로 ‘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상태를 보인다. 사회적 교류가 잘 되지 않으며 의사소통이 어렵고 언어 발달이 늦으며

행동상의 문제, 특정분야에만 치우친 관심 등을 특징으로 한다. 자폐아동의 70~80%는

정신지체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경우 사회적 발달이 더 어려우며 일탈 행동을 많이

한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문화인류학자 로이 그린커는 “학교에서

거의 12시간을 보내야하는 정형화된 한국 교육시스템에서 조용하고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은 자폐증세가 있어도 진단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박사는 “한국만 특별히 자폐증 발병률이 높다고 볼 수 없다”며 “좀

더 체계적으로 분석하면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어린이 가운데 2~3%가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지원한 미국 자폐증 민간단체 ‘오티즘 스픽스(Autism Speaks)’의

학술책임자이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교수인 제럴딘 도슨은 “자폐증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건강문제”라며 “이번 연구결과로 볼 때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자폐증 실태가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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