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의실종’ 두려운 하지정맥류, 치료법은?

레이저, 고주파, 냉동요법 등 다양

작은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신영(가명, 35)씨는 수은주가 올라갈수록 ‘스트레스

지수’도 덩달아 오르는 것을 느낀다.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어야 매출이 올라간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지만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종아리 뒤쪽 부위에 튀어나온 검붉은 혈관이 문제다. 겨울에는 검정색 스타킹으로

가렸지만 여름에는 긴 바지가 아니면 가리기 어렵다. 다리에 자신감을 잃어 인터넷이나

TV 등에서 ‘하의실종’이란 단어를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느낀다.

김씨는 ‘하지정맥류’ 환자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피부 바로 아래쪽에 있는

정맥 혈관이 기형적으로 부풀어 튀어나오는 병이다. 오래 서있는 등의 이유로 정맥

내의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 원인이다. 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피의 역류를 막는 판막이

손상되면 역류한 피가 고여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면서

생긴 직업병이다. 더 늦기 전에 수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수술법이 좋을지

고민이다.

하지정맥류 환자가 늘어나면서 예전에 비해 통증과 흉터가 작고 재발률도 높지

않은 새로운 치료법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각기 장단점이 있어 꼼꼼히 따져본

뒤 선택해야 한다.

과거에는 ‘정맥류 발거술’이라는 수술법이 전부였다. 연세SK병원 정맥류클리닉

심영기 원장은 “전신마취 또는 척추마취를 하고 수술할 곳을 5~7㎝ 절개한 뒤 혈관을

묶어서 걷어내는 수술”이라며 “큰 흉터가 남고 신경이 다치는 경우도 많아 좋은

치료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나타난 것이 혈관경화 주사요법이다. 약물을 주사해 피의 흐름을 막아 혈관의

퇴화를 유도한다. 주로 초기 증상에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1970년 독일에서 처음

시작됐고 국내는 1995년 도입됐다.

요즘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은 레이저 치료법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조진현

교수는 “800℃의 레이저로 정맥을 태워 없애는 방법으로 상처와 감염 위험성이 작아

현재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발이 문제다. 심영기 원장은

“레이저는 한 방향으로만 열을 쏘기 때문에 360°로 원하는 부위를 태우기 힘들어

재발하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고주파 치료법이 있다. 120℃의 고주파열을 이용 주위 신경을

손상시키지 않고 혈관만 태운다. 레이저 치료법과 달리 열이 360°로 균일하게

가해지는 장점이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치료법은 냉동요법이다. 시술 부위를 1㎝ 정도 절개한 뒤 -80℃의

쇠막대기를 집어넣는다. 여기에 정맥이 들러붙으면 끌어 당겨서 제거하는 방법이다.

한겨울에 차가운 쇠를 만지면 손이 쩍하고 달라붙는 현상과 같은 원리다. 상처가

거의 남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이 중 어떤 치료법이 가장 좋을까. 조 교수는 “어느 방법이 최선이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 없다”며 “각기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별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의 원인은 다양하다. 조 교수는 “노화와 임신은 확실히 하지정맥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원장은 “월경, 임신, 출산을 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3배 정도 환자가 많은데 이는 성호르몬도 원인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과체중, 비만,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는 것, 흡연, 유전적 요인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오래 서 있지 않아야 한다. 부득이

오래 서 있어야 한다면 발뒤꿈치를 자주 들어 종아리 근육을 수축시키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잠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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