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보다 위험한 조울병, 급증하는 까닭?

심평원 “5년 새 환자 30% 증가”

평소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가 갑자기 얼굴색이 바뀌면서 명품을 사거나 허세를

부려 남들이 병으로 알아채기 힘든 조울병, 우울증보다 더 위험한 조울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일 최근 5년간 조울병에 대한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울병으로 진료 받는 환자가 매년 6.6%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평원에 따르면

2006년 조울병으로 진료 받은 사람은 4만3000명이었지만 2010년 5만5000명으로 늘어

최근 5년간 조울병으로 진료 받은 사람이 28.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원인을 꼽는다.

첫째, 의사들이 조울병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됐기 때문에 진단이 늘었다는 것.

특히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 조울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실제로 조울병을 부르는 여러 요인들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강화에

따른 과다한 스트레스, 개인들의 사회성 부족 등이 원인으로 보이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면 단순히 진단 뿐 아니라 우울증

환자가 자신을 방어하는 본능 때문에 조울병이 늘어난다는 견해도 있다.

조울병은 우울증이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과 달리 감정이 들뜬 조증과

그 반대증상인 우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는 병. 실제로는 우울증과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우울증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조울병으로 진단되곤 한다. 이전에는 조울증,

양극성장애 등으로 불렸지만 최근 학계에서는 ‘병’임을 알리기 위해 ‘조울병’이라는

용어를 권장하고 있다.

조증상태가 되면 기분이 심각하게 들뜬 상태가 계속돼 자신이 실제보다 대단하게

느껴지며 공격, 충동적인 성향이 나타난다. 여자는 명품 쇼핑 등 낭비 성향을 보인다.

반면 울증 상태가 되면 매사에 무기력해지고 쓸데없는 죄책감에 사로잡히며 자신감이

사라지고 불면증 등에 시달린다.

조울병 환자는 성별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1.4배 많으며 연령별로는 40대가 21.4%로

가장 많다.

우울증이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반면 조울병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서부터

시작해 주로 20~40대에 많이 나타난다. 특히 우울증으로 진료 받은 20대는 9.1%지만

조울병으로 진료 받은 20대는 15.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조울병이 20~40대에 많이 나타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취업문제,

결혼, 성공에 대한 욕구 등 사회생활에 관한 부담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심평원은 “조울병은 월별로 꾸준히 증가하는 편이지만 특히 3월에 많이 증가한다”며

“우울증이나 조울병 환자가 봄에 환경 변화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심한 일교차도 감정기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울병은 처음 70% 정도는 우울 증세로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 재발하면서 조증이

나타나거나 몇 번 우울증을 앓고 난 뒤 조증이 나타난다. 따라서 10~20대에 적절히

우울증 치료를 해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조울병은 극단적으로 기분상태가 변해 예측 불가능한 돌발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 우울증보다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다.

심평원은 “조울병 환자의 주변사람들은 평소와 다른 과도한 행동을 하는 조증일

때에만 문제를 인식한다”며 “실제 조울병 환자는 감정이 급격하게 가라앉은 우울상태에서

더 큰 고통을 느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심평원은 이어 “조울병은 치료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주위사람들도 꾸준히

노력해 환자에게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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