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前대통령 大수술은 8만8천원”

의사3명 간호사3명 1시간 사투의 대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폐로 향하는 오른쪽 기관지에 있던 한방용 침을 제거하는

수술에 전문의 3명과 간호사 3명이 들어가는 대수술이었지만 수술비는 8만8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분과장 유철규 교수는 29일 브리핑을 통해 “28일 오전

온몸을 마취한 뒤 내시경을 이용해서 한방침을 빼내는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수술은 의료진 6명이 투입돼 1시간 이상 진행되는 어려운 수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은 침 끝이 심장과 폐혈관에 붙어 있어서 침을 제거하다가

혈관이 터지면 출혈 등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의료진에게는 세밀한

집중력이 필요했다.

또 온몸마취는 산소와 마취가스를 불어넣어주기 위해 튜브를 기관지에 삽입해야

하는데 마취를 하게 되면 기관지 안으로 수술 도구가 들어갈 수 없게 된다. 의료진은

내시경을 기관지 안으로 넣어 조작하면서 산소와 마취가스도 넣어주는 ‘환기형 기관지

내시경’을 사용했다.

그러나 6명이 투입된 이 고난도 수술의 수가는 8만8000원에 불과했다. 여기에서

실제로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더 줄어든다. 이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어떻게

왜곡돼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한 개원가 의사는 “이처럼 힘든 수술에 이토록 낮은 수가를 책정하면 중환자실,

응급실을 넓히고 수술로 사람을 살리면 살릴수록 병원은 손해를 본다”면서 “그래서

응급환자가 병원을 떠돌다 숨지는 사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었으면 수 천 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치료에 8만 여원만 보상하면

결국 의료자원의 왜곡이 일어나게 마련”이라면서 “병원이 치료보다는 방값과 음식료

등으로 수익을 내는 이상한 구조를 고치기 위해서는 의료수가의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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