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前대통령 보도에 한의사들 ‘발끈’

한의사들 “서울대병원 언론플레이 그만하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호흡기 속에서 침(針)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한의학계가

한편으로는 갸우뚱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발끈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18일 호흡곤란 증세로 입원했다가 호흡기

속에서 침이 발견됐다. 처음에는 기관지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27일 오른쪽

허파에 3~4㎝의 침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이전에는 진단만

받고 퇴원을 했다가 침 제거 수술을 받으려고 입원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언론보도에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환자비밀 보호를 이유로 함구하고 있다. 침의 위치와 모양 등에 대해서 “노 전 대통령

측의 요청에 따라 밝힐 수 없다”고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의학계에서는 한편으로는 ‘도대체 어떻게 폐에 뭔가 다른

물질이 들어갔을까’하고

혼란스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울대가 한방을 욕보이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원 한의사 이승교 원장은 “한방 상식으로는 호흡기에 침이 들어갈 수

없다”면서 “서울대병원이 조금씩 정보를 흘리면서 한방에 대한 신뢰도에 흠집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형적인 언론플레이”라고 비난했다. 한방에서는

침이 들어갈 수가 없으므로 오히려 서울대병원에서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경희대 한방병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몸속에서 발견된

침이 한방에서 쓰는 침인지도 알 수 없다”며 “만약 한방용 침이라 해도 정상적인

시술과정에서 들어갔을 리 없고 호흡이 곤란해진 노 전 대통령이 기관절개를 했다면

기관지에 튜브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실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금진옥액(金津玉液)이나 금침(金針)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한방 전문가들은 이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금진옥액은 혀 밑 정맥에 침을 놔서 피를 나게 하는 시술인데 크기로

봐서 목으로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금침은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실처럼

생긴 금사(金絲)인데 일반인이 생각하는 침과는 거리가 있다. 일부 한의사들이 무릎

관절염 등에 금사요법을 쓰지만 폐나 기관지에 직접 금사를 주입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 한의학계의 중론.

이승교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일말의 기대감 때문에 민간요법에 의존해서 극단적인

금침 치료를 받았을 수는 있다”면서 “서울대병원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서 한의가

근거 없이 매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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