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탈 유발 기름치 ‘참치둔갑’ 줄지않는 까닭?

美 日선 판매금지… 규개위, 판매금지에 제동

횟집에서 참치나 메로구이를 먹었는데 배탈, 구토 등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면

내가 먹었던 게 기름치(사진)였는지 의심해봐야겠다. 최근 5년 사이 보건당국이 단속한

판매업소 5곳 중 1곳은 기름치를 참치로 속여서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름치는

사람에게 해로워 미국, 일본 등에서는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규제개혁위원회가

기름치의 사용을 금지토록 한 보건당국의 방침에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규개위의 판단착오와 지나친 행정 간섭이 ‘기름치의 참치 둔갑’이 줄어들지

않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7일 ‘식품의 기준 및 규격설정을 위한 규제영향분석 사업’

보고서에서 2007년부터 5년 동안 수입 냉동 기름치에 대한 지도 단속 일환으로 총

73개의 업소를 점검한 결과 16곳이 기름치를 참치로 속여서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인터넷 쇼핑몰 옥션(4건), 지마켓(2건), 11번가(1건)에서도 기름치를

팔아왔고 포털사이트 네이버(13건), 다음(11건)에서도 판매업소가 발견됐다. 인터넷

판매 제품 17건 중 9건은 기름치를 팔면서 참치 또는 (백)마구로라는 명칭을 함께

적어놓고 소비자를 혼동시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름치는 원형을 잘라 막대 등의 형태로 가공해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정보와 경험이 부족한 일반 소비자는 참치, 메로 등과 구분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소비자 홍보, 기름치 표시에 관한 공문 배포 등 지속적인 행정지도를 펼쳤지만

참치회전문점 등에서 기름치 둔갑판매가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방침에 실효성이 없다는 것.

기름치는 ‘농어목 갈치꼬리과’에 속하고 주로 바다 깊은 곳에서 살고 있으며

‘농어목 고등어과’인 참치와 사촌뻘이다. 기름치에는 18~21%의 지방이 들어있는데

이 중 90% 이상이 사람이 잘 소화시킬 수 없는 지방 성분인 왁스 에스테르(Wax ester)이다.

왁스 에스테르를 먹고 30분~36시간 후에 배설 과정에서 설사 탈진 복통 두통 구토

등의 증세가 급격히 나타날 수 있다.

식약청은 2007년 기름치를 식품원료로 사용금지하도록 행정예고했지만 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가 “과도한 규제”라고 반대해 무산됐다. 현재 일본은 1970년

기름치 수입과 판매를 금지했으며 미국은 2001년 수입 중단을 권고하고 판매 금지를

권고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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