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보면 당뇨 합병증 상태 보인다

각막 보며 신경조직 손상 진단 가능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절반 정도는 신경 손상을 겪는다. 신경 손상이 심해지면

팔다리의 감각을 잃게 되고, 나아가 팔다리를 절단하게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신경섬유조직이 상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손상된 신경이나 조직을 약간 떼어내 검사하는

생체검사와 같은 외과적인 검사를 사용해 왔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의 나단 에프론 박사팀은 외과적인 시술 대신 눈을 들여다보면서

당뇨 합병증에 따른 신경 손상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당뇨병이 말초신경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에프론 박사는 한

발 나아가 사람의 몸에서 조직이 가장 촘촘하게 자리한 각막에도 당뇨병의 징후가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진은 각막을 자세히 볼 수 있는 현미경으로 건강한

사람들과 당뇨병 환자들의 각막을 관찰해 비교했다.

그 결과, 신경 손상이 일어난 당뇨병 환자들의 각막은 신경조직의 밀도가 낮고

건강한 사람에 비해 신경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에 걸리면 말초신경 기능을 잃게 되는 까닭은 지나치게 높은 혈당이 팔다리까지

피가 도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신경섬유조직이 영양가 있는 산소를 받지 못해

굶주리는 것이다.

연구진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연구를 함께 한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의 라야즈 말릭 박사는 증상의 정도는 다르지만 신경섬유조직이 손상된 당뇨병

환자들의 각막 사진을 비교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호주 멜버른대학교의 휴 테일러 박사는 “눈이 건강을 꿰뚫어보는 창문이 될 수도

있음을 입증한 흥미로운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테일러 박사는 “이 연구결과를

널리 적용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사용하던 생체검사와 같은 방법에 비해 각막을 관찰하는

방법이 얼마나 정확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안과학회(Asia-Pacific

26th Asia-Pacific Academy of Ophthalmology Congress)’에서 발표됐고 영국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 온라인판 등이 26일 보도했다.

    유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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