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희 장관, '카바수술' 결론 미루는 까닭?
“정치적 입김 때문에 눈치 보는 것 아닌가?”
보건복지부 진수희 장관이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CARVAR, 카바)’ 수술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연말까지 결론을 정하겠다고 한 약속이 공언이 됐다. 진 장관이 여기에 더해
자문단회의의 만장일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복지부가 ‘윗선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관련 학회가 한 목소리로 수술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복지부가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복지부는 송명근 수술법의 진취를 논의하기 위해 14일 뒤늦게 제4차 자문단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날 자문회의에서는 송명근 교수의 카바 수술 안정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결론을 내기까지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현재 카바 수술과 관련한 모든 통로는 보건복지부로
집중돼 있기 때문에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면서도 “14일의 자문단 회의가 열리더라도
최종 결론이 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 자문단은 송명근 교수와 보건의료연구원이 추천하고 양측이 모두 동의하는
전문가 9명으로 꾸려졌으며 지난해 12월 10일 첫 회의를 가진 후 지금까지 세 차례의
회의를 가졌다. 이에 앞서 진 장관은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사망률, 적응증 등 논의를 거쳐 연말까지 최종결정을 내려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 내에서는 송 교수의 카바 수술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나 진행경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진 장관은 오는 2월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송 교수의 카바 수술 안전성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겉으로 말하는 ‘희망사항’과
달리 결론을 내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진 장관이 전문가자문단에
만장일치 결론을 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들었다”며 “만장일치의 결론이 나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흉부외과 전문의는 “12일 심장학회가 강한 어조로 수술중단을 요구한
것을 비롯해서 모든 관련 학회가 문제 삼는 수술법을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
유기”라면서 “일부 의사들이 흉부외과 학회에 송 교수의 제명을 요구하고 학회가
회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등 학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사는
“수술에 문제가 있으면 일단 중지시키고 송 교수가 안전성을 입증하면 다시 시행하면
된다”면서 “도대체 복지부가 송 교수의 편을 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한나라당 보건복지위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수술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윗선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혹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