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생일이면 우울증 위험 높은 이유

24시간 주기 조절 생체시계 활동에 영향

겨울에 태어난 사람들이 특히 조울증, 정신분열병, 계절성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더 큰 이유를 알려주는 동물실험결과가 나왔다. 겨울에 태어난 쥐는 여름에 태어난

쥐에 비해 낮과 밤을 구분하고 기분상태에 관여하는 생체주기의 작동이 무너져 이

같은 조울증이나 우울증을 잘 겪는다는 것이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더글라스 맥마흔 교수팀은 △낮 8시간, 밤 16시간 주기인

겨울 △낮 16시간, 밤 8시간 주기인 여름 △낮 12시간, 밤 12시간 봄 가을주기에서

태어난 쥐들을 대상으로 빛의 주기가 바뀌었을 때 일어나는 행동변화와 뇌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쥐들이 젖을 뗀 후 계절별 그룹의 쥐를 다시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원래 태어났던 빛의 주기와 반대 성격의 주기에서 활동하게 했다. 또 실험 시작 후

28일이 경과한 뒤 모든 쥐를 낮과 밤 주기가 없는 어둠 속에 뒀을 때 이들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여름에 태어난 쥐는 환경이 바뀌든 바뀌지 않든 행동에 큰 변화가 없었다. 그들은

밤이 오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았고, 10시간은 활동하고 14시간 휴식하는 패턴에

잘 적응했다. 반면 겨울에 태어난 쥐들은 계절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여름철 환경이 주어지자 쉬어야 할 시간인데도 평소보다 1시간 30분 더 활동했다.

연구진은 이들의 뇌 활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낮과 밤의 길이를 변화시켰을 때

쥐 뇌의 시상하부 앞쪽 시교차위핵(suprachiasmaic nucleus, SCN)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SCN은 24시간 주기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것과 관련된 뇌 영역이다.

연구진은 “겨울에 태어난 쥐들의 반응을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빛 변화에 대한 쥐들의 과장된 반응은 사람의 계절성 우울증과 비슷하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어느 계절에 태어났느냐 하는 것은 훗날 우울증 원인을 찾는데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을 환절기부터 봄철까지 햇빛을 보는 낮 시간이 짧은 시기에는 우울증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일조시간이 줄고 계절이 바뀌면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증상을

겪는데 이를 ‘계절성우울증’으로 분류한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이사이언스뉴스 등이 5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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