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의 꿈을 실현? ‘장수 유전자’ 조작 성공

美 하버드대, 쥐 실험 통해 텔로머라제 활성화

진시황이 꿈꾼 불로장생의 꿈이 한 발짝 현실로 다가섰다. 969세까지 살았다는

구약성서의 유대인 족장 므두셀라처럼 장수하는 길에 들어설 실마리가 풀려 과학자들이

설레고 있다. 과학자들은 모든 세포의 염색체 끝에 있는 텔로머라제가 장수의 열쇠임을

밝혀냈고, 이를 조작할 수만 있다면 ‘불로장생’의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런데 비록 동물실험이지만 텔로머라제를 조작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영국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28일 온라인 판에서 미국 하버드 대학교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로날드 데피노 박사 팀은 쥐 실험을 통해 텔로머라제(Telomerase)

유전자를 조작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텔로머라제는 텔로미어를 만드는 효소다. 인체의 세포 안에 있는 염색체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복제되지만 염색체의 끝 부분은 완전히 복제되지 못하고 점점 길이가

짧아진다. 이 끝 부분을 뜻하는 말이 ‘텔로미어(telomere)’이고 텔로미어를 만드는

효소가 ‘텔로머라제(telomerase)’다. 텔로머라제가 거듭 줄어들어 텔로미어가 최대한으로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 복제되지 못하고 사멸한다.

현재 텔로미어는 의학계의 최대 화두이며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SF) 엘리자베스

블랙번, 존스홉킨스의대 캐롤 그라이더, 하버드의대 잭 조스택 교수 등 3명은 텔로미어의

비밀을 벗겨낸 공로로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한국인 과학자 서유신 교수는 지난해 장수하는

사람은 실제로 텔로미어가 길고 텔로머라제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활성화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세계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연구는 쥐의 정상세포에서 텔로머라제 유전자를 활성화시켰더니 이들 쥐에게선

노화로 발생하는 육체적, 정신적인 퇴화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생식능력과 인지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데피노 박사는 “나이가 들면 이 텔로머라아제의 수치가 당연히 줄어드는데 이를

조작해 퇴화현상을 막을 수 있었다”며 “부분적이지만 노화를 막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암세포는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텔로미어를 계속 연장시키기 때문에 세포가

죽지 않게 된다.

데피노 박사는 “이 쥐들에게는 암의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며 “인간에게 적용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향후 인간의 노화를 막아내는 방법을 찾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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