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얼굴 깜빡하는 사람, 독해력 좋다

“읽기 능력과 얼굴 인식 능력이 뇌에서 경쟁”

처음 본 사람인줄 알고 인사를 했는데 이미 예전에 통성명까지 한 적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자신의 기억력을 자책했던 경험을

한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사람이 자신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뇌에서 읽고 쓰기를 하는 기능과 얼굴을 알아채는 기능이 있는 부위가 같고

‘얼굴 깜빡이’들은 작문과 독해 능력이 발달해 얼굴을 인식하는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

프랑스 국립보건원 스타니슬라스 데하네 박사팀은 읽지 못하는 사람 10명, 성인이

된 후에야 읽기를 배운 22명, 그리고 어릴 때 읽기를 배운 31명에게 문자와 그림을

보여주고 뇌 활동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연구진은 우선 뇌의 어느 부분이 읽기와 관련 있는지 확인했다. 소리와 문자를

연결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진 영역이 활성화 됐는데 이 부분은 무엇인가를 읽는 동안에도

활성화 됐다.

즉, 글을 잘 읽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책을 읽을 때 이 부위가 더욱 활성화되었다.

그리고 문장을 귀로 들을 때도 활성화 됐다. 그러나 그림을 봤을 때에는 글을 잘

읽는 사람들의 뇌 영역이 글을 잘 못 읽는 사람보다 크게 활성화 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뇌에서 시각적 단어를 형성하는 영역에서 읽기 능력과 얼굴 인식 능력이

서로 경쟁관계에 있다”며 “읽기능력이 음성언어와 시각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진화한

뇌 회로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눈으로 글을 읽으면 시각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소리로 내는 말과도 연관 지을 수 있게 진화했다는 것.

이 연구결과는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으며 영국 과학 주간잡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최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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