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남녀구별하면 아이들 관념도 따라가

남녀 따로 부르기만 해도 하는 일 따로따로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에게 교사가 ‘남자 애’ ‘여자 애’라고 성별을 구분하는

호칭을 사용하기만 해도 아이들의 남녀구별에 관한 고정관념이 매우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린 리벤 교수팀은 3~5세 어린이 57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교사가 성별을 구분 짓는 말을 하지 않도록 했고, 다른 쪽은 성별을

구분하는 단어를 사용토록 하고 2주 동안 관찰했다. 예를 들어 ‘남자 애’ 또는

‘여자 애’라는 호칭을 넣은 인사를 하거나 남자아이가 할 일과 여자아이가 할 일을

각각 다른 게시판에 붙여놓는 식이다.

그 결과 교사가 직접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거나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표현하지

않고 남녀를 구분짓기만 해도 여자 어린이는 인형을, 남자 어린이는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드러냈다.

특히 남녀를 구분하는 발언을 안한 교사가 가르치는 어린이는 37%가 성별이 다른

친구들과 거리낌 없이 어울렸지만 성별 구분을 하는 교사가 가르치는 어린이는 13%만

다른 성별의 친구와 놀았다.

어린이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남자다운’ 또는 ‘여자다운‘ 것을

배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보고듣는 것에 따라 다른 성별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남녀 차이를 실제보다 과장되게 생각할 수 있다.

리벤 교수는 “어릴 때의 고정관념은 유치원 교실 뿐만 아니라 미래의 교육이나

직업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교사들은 자기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이에게 남녀를 구분해서 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면서 “교사는

인종이나 피부색은 물론 남녀를 가르는 단어를 사용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아동발달(Child Development)’ 최근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 폭스뉴스 온라인 판 등이 16일 보도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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