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장애인, 자기를 사랑해야 연애도 한다

당연하게 솟아나는 성욕 당당하게 말해야

영화 ‘오아시스’(감독 이창동)의 주인공 공주(문소리 분)는 중증뇌성마비장애인이다.

혼자서는 제 몸도 가누기 힘들어 거의 집 밖에 나가지 못한다. 그는 가족에게 짐이

되는 존재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종두(설경구 분)를 통해 교감하고 데이트를 하고

사랑을 하게 된다.

그들이 사랑을 나누려는 순간 갑자기 들이닥친 공주의 오빠는 종두를 강간범으로

몰아 경찰에 끌고 간다. 경찰에 간 공주는 자신은 결코 강간을 당한 것이 아니라

그를 사랑해서 관계를 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경찰도, 그의 가족도 장애인의

성욕을 인정하지 않는다.

“솔직히 다치기 전에는 여자들한테 인기 많았어요. 하지만 다친 후 몇 번 여자를

만나봤지만 연애하기 힘들더군요. 저도 여자 친구랑 손잡고 데이트하고 싶고 잘 돼서

같이 자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어요.”

최모씨(39)는 1994년 큰 사고로 척수장애를 입어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다른

젊은 남자처럼 여자와 자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하지만 여자와 같이 자기는커녕

여자 만나는 기회도  어렵다.

 이렇게 성생활에서 소외돼 있는 미혼 장애인들을 위해 국립재활원이 14일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에서 ‘미혼 지체장애인 성재활 워크샵’을 열었다. 과거

기혼 장애인을 위한 성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국립재활원은 기혼 장애인보다 미혼

장애인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성욕이 있다. 신체가 불편해 성생활이 불편하니

오히려 더 크다고 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성욕은 사치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국립재활원 재활의학과 이범석 병원부장은 “본능적인 성욕을 그냥 참으라는

것은 배고픈데 참기를 강요하는 것과 같다”며 “성매매금지 특별법 이후 오히려

장애인의 성적 해소 출구가 사라진 감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혼 장애인들은 신체 제약과 사회 분위기 때문에 성생활이 정말 여의치

않다. 기혼 장애인들은 배우자와의 공동 노력으로 성재활 훈련을 받고 어느 정도

성생활을 회복하지만 미혼의 경우 매우 어렵다.

장애인의 성생활 만족도는 매우 낮다. 최근 한 시사주간지가 장애인 224명에게

성생활 만족도를 물었다. 응답자 중 “성생활에 만족한다”는 사람은 전체의 10%였다.

그나마 이런 설문에 참여한 장애인들은 매우 활동적인 사람들로 실제 장애인의 성생활

만족도는 훨씬 열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 장애인은 성 문제에서 남성 장애인보다 더 소외되고 있다. 이날 워크샵에서

강연한 ‘장애인 푸른 아우성’의 조윤숙 대표는 “여성은 수동적인데다 장애 여성은

성욕문제를 입에 올리기도 어려운 환경”이라며 “더구나 남성과 달리 성욕 해소

방법이 더 제한되고 임신과 출산의 두려움마저 더 사람을 위축시킨다”고 말했다.

실제 워크샵에 참가한 지체 장애인 중 여성이 절반 정도였지만 조 대표에게 질문한

것은 대부분 남자였다. 여성 장애인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이번 워크샵은 ‘미혼

장애인의 임신과 출산 정책’과 ‘여성장애인 임신출산 사업 도움 기관 소개’순서가

따로 마련됐다.

장애인의 성생활을 활성화 하는데 필요한 것들

▽첫째, 자기 장애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사랑한다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 실제 사랑에 성공해

결혼한  장애인들은 자기 장애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조윤숙 대표는

“자기 장애를 부끄러워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그런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라겠느냐”고

말했다.

▽둘째, 열정을 쏟을 일을 발견하고 몰입한다.

무언가에 정말 열심인 사람은 멋져 보인다. 장애인들은 신체 활동이 불편할 뿐

많은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이범석 부장은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모습에

반해 비장애인 여성이 먼저 프로포즈 한 경우도 주변에서 봤다”고 말했다.

▽셋째,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에 자주 간다.

장애인들은 대부분 외출을 꺼린다. 이동하기도 불편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부담스러워한다. 하지만 집에만 있으면 어떻게 이성을 만날 것인가. 이범석 부장은

“동호회, 자원봉사, 스포츠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용기를 갖고 자기를

노출시켜야 이성을 만날 기회도, 연애의 감정도 싹튼다”고 거들었다.

손인규 기자 ikson@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