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전도사도 “힘들다” 말할 곳 없었다

“정말 힘들다고 당당하게 털어놔야 한다”

행복전도사로 통한 작가이자 방송인 최윤희(63, 사진) 씨가 남편과 함께 모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버린 것으로 보여 충격이다. 최 씨는 20여권에 이르는 저서에서 줄곧

희망과 행복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슬픔과 절망을 딛고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행복이 온다”는 메시지를 오랫동안 전해왔던 주인공이라 더욱 충격이다.

최 씨는 대중매체를 통해 자신도 항상 행복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밝힌 일이

있다. 최 씨는 올해 7월 출판한 ‘최윤희의 웃음 비타민’에서도 한때 자신도 우울증

환자였음을 털어놓으면서 “인생을 바꾸는 유일한 비결은 긍정적인 마음”이라고

했으면서도 극단의 선택을 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하규섭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은 “자살은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면서 “어찌해 볼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고 스스로

정신적으로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면 극단적인 선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평소 “슬픔, 처절한 아픔, 고통의 순간에도 행복을 노래해야 한다”고

전하며 우울증에 빠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작

본인은 ‘행복전도사’라는 굴레에 갇혀 오히려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규섭 회장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전문가와 상담하고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있다면 극단의 선택을 피해갈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지식으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아는 것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회장은 또 “이른 바 행복전도사 조차 도움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구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하는 사회적 환경과 분위기를 돌아보자”면서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는 것을 정신과의사나 상담소에서 털어놓는 것을 비밀시 하는

것이 일반적 아닌가” 반문했다.그는 진정으로 어려울 때 손을 내밀 사회적 완충장치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근본 환경부터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심리학회가 한국인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평균 63.22점이었다. 이는 2007년 ‘세계인 가치관 조사(World Value Survey)’의

세계 평균 행복지수 64.06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행복도 71.25 보다 낫다.

이러한 행복도는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 약 2만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남아프리카공화국(5693달러)이나 페루(4452달러) 등과 비슷한 행복도이다.

하규섭 회장은 “사람이 24시간 내내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행복할

때는 모르고 지나칠 수 있으므로 어려울 때 뭐든 이웃과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미국 응급의학협회(American College of Emergency Physicians)’의

린다 로렌스 박사팀이 제시한 ‘자살을 예고하는 11가지 징후’다.

자살을 예고하는 11가지 징후

① 이유 없이 우울하거나 슬퍼질 때

② 삶의 의욕이 사라져 무엇을 해도 기쁨이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할 때

③ 부쩍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할 때

④ 자살에 쓰이는 약에 대한 정보를 궁금해 할 때

⑤ 어떤 날은 기분이 매우 좋고 어떤 날은 심하게 우울해지는 등 감정의 기복이

클 때

⑥ 사소한 복수에 연연하는 등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

⑦ 식습관, 수면습관, 표정, 행동 등이 이전과는 달라졌을 때

⑧ 운전을 험악하게 하거나 불법적인 약을 먹는 등 위험하고 파괴적인 행동을

할 때

⑨ 갑자기 침착해질 때 (자살을 결정하면 차분해진다)

⑩ 학교생활, 인간관계, 직장생활, 이혼, 재정적 문제 등 삶의 위기를 느낄 때

⑪ 자살과 관련된 책에 흥미를 느낄 때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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