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들, 명절 증후군 극복하기

무리한 공부계획-무작정 놀기 둘 다 손해

서울 돈암동에 사는 고3 수험생 김모양(18세). 그는 추석 연휴 동안 학원에서

하는 특강을 듣고, 저녁에는 집에 있지 않고 부근 독서실에 가기로 했다. 연휴 직후에는

중간고사가 몰려올 것이고 이번 기회에 성적을 확실히 올리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영화라도 보러 가자는 친구들에게는 시골 어른 댁에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역시 고3 수험생인 경기도 부천의 박모군(18세). 그의 추석 계획은 조금 다르다.

명절 때마저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실컷 잠을 자고 게임도 마음껏 할

생각이다. 이렇게 재충전 하면 연휴 지나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수능을 50여일 앞둔 고3 수험생들. 대부분은 한가위의 풍성함을 느낄 여유도 없다.

기름진 음식과 왁자지껄한 주변 분위기가 오히려 부담스러운 고3의 추석,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까.

최근에는 우리 고3 수험생들이 그들만의 명절증후군으로 괴롭다는 이야기가 솔솔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친척 어른들을 만났을 때 “어느 대학 생각하고 있니”라는

물음이 갖는  스트레스의 무게. 집안이 어수선해 공부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갑자기 숨막히듯 돌던 일과시계가 갑자기 멈춰 버린 듯 생활리듬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남들은 모두 맘 편히 휴식하는데 자기만 숨 쉬는 것도 여유가 없는

것같다. 신세가 처량해지기도 한다.

우리 나라 고3들은 명절이 되면 이런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기도 한다. 고3병의

대표적인 증세로는 두통, 설사, 구토 등이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인석

교수는 “특히 스트레스가 있는데 과식을 하다 연휴 기간에 심한 설사로 응급실을

찾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더러는 명절에도 여유를 갖지 못하고 무리하게 공부 계획을 세우는 수험생들도

많다. 그러나 그다지 바람직한 대응은 못 된다고 한다. “일단 고3 명절 증후군의

원인은 닥쳐 올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인데 연휴에마저 시험 생각에 집착하면 오히려

마음의 부담이 젖은 솜처럼 무거워질 수 있다”는 것이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홍강의 교수의 지적이다.

학교가 쉬는 3일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해서 눈에 띄게 성적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억지스러운 일정은 평소의 생활 습관을 흐트러뜨려 수능 레이스에서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적당히 쉰다. 긴장감이 너무

풀어지지 않도록 잠에서 깨는 시간, 잠자는 시간을 꼭 지킨다.

과식도 주의해야 한다. 추석 때 상에 오르는 음식은 아무래도 평소보다 기름지다.

친척 어른들은 “좀 먹고 해라.” “먹어야 힘 난다”고 과식을 부추기기 쉬운데

큰 시험을 앞둔 학생에게는 탈이 날 수도 있는 말이다. 영양소와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과 나물을 충분히 먹는 것은 포도당 공급과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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