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마구 먹다가 장에 이상 온다

많이 먹으면 장내 미생물의 균형 깨져

항생제를 많이 먹으면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깨뜨려 건강에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의 레스 데슬레프센 박사팀은 3명의 실험 참가자에게 시중의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을 하루 두 번 주5일 동안 먹게 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대변 샘플을 수시로 조사해 장내에 어떤 미생물이 얼마나 살고 있는지 살폈고 연구는

10개월 동안 진행됐다.

그 결과 시프로플록사신은 장내에 유익한 세균의 증식을 빠르고 확실하게 억제해버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항생제를 끊으면 1주일쯤 지났을 때 처음 상태로

돌아가기 시작했으나 줄어들었던 유익한 세균이 원래 숫자를 회복하는 데에는 적어도

몇 달 이상이 걸렸다.

연구팀은 “인간의 장 속은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생태계”라면서 “장내의

미생물은 위장의 소화 흡수를 돕고 좋은 세균이 나쁜 세균을 몰아내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모유에서도 발견되는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라는 미생물은 영유아의

설사를 유발하는 로타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아준다.

이 미생물이 과도한 항생제 때문에 한 번에 쓸려가 버리면 약을 먹어도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가 생길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즉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세균들은 죽어버리고 해가 되는 세균이 더 많이 증식하는 결과를 부른다는 것. 장내의

나쁜 세균은 크론병이나 대장암 같은 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 아카데미 연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폭스뉴스 등이 14일 보도했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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