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자차트 시장에 끼어들기

Julian Lee의 美의료산업현장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개혁이 통과된 2010년 3월 이후 미국 의료시스템에서 가장

큰 변화는 헬스케어 IT에서 불어 오고 있다. 미국 병원 또는 의원에 한번이라도 가

본 사람들은 엄청난  의료비용에 한번 놀라고, 낙후된 병원의 정보 운영에 한번

더 놀란다.

한 방 가득히 쌓인 종이 차트들과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미국에 와 있는 지, 어느 의료 후진국에 와있는지 분간이 잘 되지 않는다. 병원에서

한발만 벗어나면, WIFI와 3G로 대변되는 모바일 기술과 연일 화제를 뿌리는 태블릿

PC,  최첨단 전자상거래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미국인데도 말이다.

이 나라에서, 가장 첨단에 있을 것 같은 병원 및 의료시스템은 왜 이런 수준일까.

정말 의심이 절로 된다.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multi-payer 시스템이다. 즉, 의료보험을

관리하고 비용을 집행하는 주체가, 여러 곳이라는 것이다., 한국과 같이 한곳이 아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65세 이상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Medicare,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Medicaid와 같은 공보험이 있다. 또 의료보험만 취급하는 Blue Shield, Aetna와

같은 사보험이 있다.  보험, 병원, 약국 등의 일체형 솔루션을 가진 Kaiser

Permanente와 같은 조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의료보험 지급 주체가 요구하는 서류의 형식도 틀리고,

요구사항도 다르다. 이를 일관된 전자 문서로 통일 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또 어느

조직에서도 전자차트의 사용을  강제하지 않았다. 기본적인 인건비와 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미국에서, 전자차트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느렸다. 의사들이 대표하는

의료시스템의 보수적인 성향도 영향을 주었다.

올해 통과된 의료개혁에서 가장 현실감 있는 변화가 병원의 정보를 전자 문서로

저장하는 전자정보화이다. Electronic Medical Record / Electronic Health Record

(앞에 것은 하나의 조직에서 사용되는 전자의료기록이다. 다음 것은 두 기관 이상에서

정보를 교환할 목적이 추가된 전자의료기록이다)로 대표된다.  

이 움직임은 2009년 미의회를 통과한 미국 경기회복 및 재투자법 (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의 일부인 190억달러 (약 20조원)의 인센티브 프로그램으로

인해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Physician office라고 부르는 미국 의원급 병원의

전자차트 보급률이 30% 미만이다. 따라서, 2011년 4월부터 지급되는 인센티브는 의료계나

EMR/HER 업체에게 엄청난 변화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움직임에 요즘 신문지상이나 전문가들에게 가장 화두가 되는 단어는 ‘실질적

사용(Meaningful Use)’이다. 정부에서는 EMR/EHR의 실질적 사용을 입증하는 physician(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의대를 졸업한 의사를 통칭하는 표현. Doctor라는 단어보다 physician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쓴다)에게 4만4000달러에서 6만3,750달러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2011년부터 1년씩 지날 때마다 이 금액이 줄어들지만, 2016년까지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즉 5년의 유예기간이 열린 셈이다.  과연 실질적 사용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Medicare와 Medicaid공보험을 관리하는 HHS(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 해당)산하의 CMS(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라는 조직에서는 정확히 15개의 목표를 설정했다. 의원급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들이 이를 입증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이에 대한 정보를 간략하게

잘 설명하고 있는 사이트를 첨부한다. eClinicalWorks ‘Meaningful

Use Stage1 Objectives‘)

현재 미국에는 200개가 넘는 EMR/EHR 회사가 난립해 있다. 정부에서 지정하는

최소한의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을 일단 설치하고 보자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어떻게 보면 정부의 눈먼 돈을 먹어보겠다는 심산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현재 EMR/EHR 프로그램이 가진 근본 문제인, 병원, 보험회사,

정부기관, 환자 상호간의 의료 정보교환이 거의 불가능한 것도 나돌고 있다.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스펙으로만 설치 하겠다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강제하지 않으면 미국의 문서 위주의 의료정보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EMR업체가 있는 것으로 안다. 이들도 미국 시장 진출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한국의 훌륭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미국 시장을 제대로

읽는 마케팅능력만 있다면  미국 시장을 공략할 기회는 열려있다고 믿는다.

그간 다른 분야에서 한국회사의 미국 진출이 번번이 실패였다면 그것은 현장에서

나오는 고객과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이 90%이상 원인이라고 믿고 있다. 미국의 토박이

마케팅과 한국 기술이 결합된다면 좋은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시장 흐름을

읽는 마케팅 능력과 한국의 엔지니어링 기술이 결합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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