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나라 국민의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국가에는 우위가 없어, ‘우리’가 맞아

#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금의환향한 국가대표 선수가 기자회견장에서

“무엇보다 저희나라 국민 여러분의 응원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사장님과 회사 내부인만 참석한 아침 회의에서

“저희 회사의 이번 3분기 매출은 지난 분기보다 2배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의 두 사례에서 쓰인 ‘저희’의 사전적 의미는 ‘우리’의 낮춤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사전적 의미는? 말하는 사람이 자기보다 높지 아니한 사람을 상대할 때

자기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이다.

사전적 의미를 놓고 보더라도 위 사례에서 ‘저희’는 모두 ‘우리’로 바꿔 써야

한다. 쏟아지는 각종 통계자료를 보면 국가마다 1위, 2위 순위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라에는 위아래가 없다. 겸손한 표현을 한답시고 ‘저희나라’라고

해서는 옳지 않다. 더 분명하게 표현하자면 ‘저희나라’라는 표현은 없다. ‘우리나라,’

‘내 나라’가 있을 뿐이다.

국립국어원 정희창 학예연구관은 “다른 거래처 사람을 만났을 때는 ‘저희 회사’라고

표현해도 괜찮다”며 “사장을 포함한 내부 직원들이 모인 회의에서 사원이 사장

앞에서 겸손한 표현을 쓴다고 ‘저희 회사’라고 하면 존대를 받는 사장까지도 낮춰버리는

표현이 돼 버린다”고 설명했다.

극단적인 예로, 할아버지가 계시는 가족회의가 열렸다. 할아버지 앞에서 손자는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관점에선 더 아랫사람이라는 생각에 “저희 아버지는…”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얘기다. 자기가 포함된 집단에서 ‘저희’라고 하면

가장 윗사람인 할아버지도 들어있는 개념이다. 이럴 때는 “(우리) 아버지는…”이라고

해야지 ‘저희’라고 하면 할아버지까지 낮추는 꼴이다.

이는 ‘윗사람에게 말을 할 때는 무조건 높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희창 연구관은 “윗사람에게는 존댓말, 공손한 말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상황에 안 맞는 표현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은 역사적 배경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저자 김혜남 정신분석연구소 소장(정신분석

전문의)은 “국가를 낮추는 이상한 표현은 역사상 우리 민족의 열등감이 표출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올바른 호칭은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까지도 아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독자 허엽, 정성욱 님의 의견을 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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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어떻게 말해야 하지?”하는 궁금증이 있다면 메일(toann@kormedi.com)을 보내주십시오.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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