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약이더라,” 조제약에 효능 적시 의무화 논란

약물 오남용 방지 vs. 처방대로만 복용해야

평소 위장이 좋지 않은 오덕규(48, 남)씨는 밥을 먹고 나서 속쓰림을 느꼈다.

전에 의사한테 처방받은 약을 찾으러 약상자를 뒤졌다. 여러 약이 뒤섞여 찾기가

쉽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위장약 같은 약을 집어 삼켰다.  

김인희(32, 여)씨는 반대로 한다. 얼마 전 의사에게 처방받은 감기약을 찾기 위해

약장 서랍을 뒤적였으나 이 약이 저 약 같고, 저 약이 이 약 같다. 꼼꼼한 성격의

그는 약 찾기를 포기하고 다시 처방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가기로  한다.

앞서의 사례처럼 처방 받은 약은 1회용 봉지로 낱개 포장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약봉투를 잃어버리면 어떤 병 때문에 약을 처방받았는지 알 수가 없다.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은 최근 조제된 약제의 개별 포장에 조제된 약의 주요효능과 유효기간을

표기해야 한다는 내용의 약사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16일 발의했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먹고 남은 조제의약품을 외부 포장이나 용기가 없는 상태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1회 복용량으로 낱개 포장된 용기나 포장에는 의약품정보가

전혀 표기되지 않는다. 시간이 좀 지나면 해당 의약품에 관한 정보 없이 소비자가

의약품을 오남용하게 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

그러나 대한약사회는 조제의약품에 주요 효능을 의무적으로 적어 넣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잘못된 전제라고 주장했다. 의사가 약을 처방할 때는 약의 종류와

복용일수를 함께 처방하는 것인데 복용일수가 지난 후 겉포장에 의약품 정보가 없어

환자들이 잘못 복용할 수 있다는 근거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즉 의사가 처방한

약을 지정시점이 지나 증상이 비슷하다 해서 먹는 것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또 “처방전 2매 발매가 의무화 돼 있어 소비자도 자세한

내용이 적힌 처방전을 발급 받았기 때문에 약 효능을 1회용봉지에 따로 기입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처방전을 약과 함께 꼭 챙기는 소비자가 드물고, 복용지정

기간 내에도  1회용 약봉지에 일정한 구별과 안내가 없으면 환자들이 헛갈려

할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미국의 경우 처방약은 각각 별개의 작은 안전 약통에 담아

약 제제별로 처방의사 이름, 환자이름과 약 명칭, 조제일, 추가처방횟수 및 규모

등 표지를 붙여 환자에게 준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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