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담뱃값 올라 금연자 속출할까?

보건단체 주장에 애연단체 반발

보건단체들이 국민건강을 위해 흡연율을 대폭 낮추려면 현재의 담뱃값을 2배 이상

올려야한다고 주장하자 애연가들이 재정적자를 흡연가의 호주머니를 통해 조달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의료단체들의 담뱃값 인상 주장과 담배소비자단체의 반발이

재연한 것이다. 이번에는 정말 담뱃값이 크게 오를까?

지난 11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6개 단체는 ‘금연운동 활성화 정책 추진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나라 남성 흡연율이 OECD 국가평균보다 높고 청소년 흡연율은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강력한 금연정책이 있어야 상황이 변한다며 담뱃값을 현재보다

2배로 올리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의 기자회견 이틀 뒤 한국담배소비자협회는 반박 성명을 냈다. 협회는

담뱃값 인상은 재정적자를 대신 메우려는 눈속임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의료계를 앞세워 담뱃값을 인상하려 한다”며 “국민건강증진을

위한다는 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시 불붙은 담뱃값 인상 논란을 통해 이번에는 대폭적인 담뱃값 인상이 현실화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얘기는 이제 세 살 꼬마도 아는 얘기다. 흡연은 심혈관질환,

폐질환 및 각종 암 등 심각한 질병의 중요한 원인이고 흡연 관련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액이 2조원을 넘었다. 총 사회경제적 비용은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문정임 공보이사는 “담뱃값 인상으로 서민들이 당장 피해를 본다는

얘기가 있지만 결국 흡연으로 병을 얻게 되면 개인도 손해지만 국가로서는 나중에

담뱃값과 비교도 되지 않는 막대한 의료비를 지출해야 한다”며 “담뱃값 인상은

결국 국민의 건강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격을 올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이라는 것은 흡연자들도 공감하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달 7일 보건복지부가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흡연실태조사를

한 결과 흡연자들은 담뱃값이 8500원이면 담배를 끊겠다고 응답했다.

보건학자들에 따르면 흡연은 가격탄력성이 있어 가격이 올라가면 흡연율이 떨어진다.

이미 한때 70%까지 올라갔던 남성 흡연율이 40%로 낮아진 데에는 2000년 이후 두

차례의 가격 인상이 결정적이었다는 주장이 있다.

이 때문에 보건의료단체들은 이번엔 정말 획기적으로 담뱃값을 올리는 정책당국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껏 찔끔찔끔 500원씩 인상해 인심도 잃고 흡연율은

낮춰지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 두 배로 올려놓으면 그 충격파로 흡연율이 대폭

낮아질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주장도 있다. 최근 만성질환 환자 증가와 고령화로 인해

건강보험재정이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의료 수가가 낮아 고민인 의사들이

건강보험재정 확충에 스스로 발 벗고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자기네 이속

챙기기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보건 당국은 지난해와 올해 초 담뱃값

인상 움직임을 보이다가 “부자감세를 담뱃값 인상으로 메우려 한다”는 등의 반발에

부딪쳐 뜻을 접은 경험이 있다.

실제로 담뱃값 인상은 국가재정에 도움이 된다. 지난 2006년 복지부는 담뱃값이

500원 오르면 2200억원의 추가재원이 마련된다고 했다. 지금의 2배로 뛰어오른다면

재정건전성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 든든한 지원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보건단체 관계자는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고 일축했다.

의사가 돈만 밝힌다면 담배 때문에 각종 환자가 증가하는 것이 낫지만 국민의 건강권

때문에 흡연을 주장한다는 것. 이 관계자는 “담배는 마약인데도 마약을 피울 권리를

주장하는 소비자단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곳은 어딘지 뻔하지 않은가”라며 “부자는

담배로 병을 얻어도 덜 타격을 받지만 서민은 병을 얻으면 집안이 거ejf날 수도 있는데

서민의 권리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아직 담뱃값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복지부 구강생활건강부 이선규 사무관은 “담뱃값 인상은 금연정책담당자들이

항상 해오던 고민”이라며 “담뱃값 인상이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동의를 얻어 국회가 판단하기 전에는 복지부로서는 움직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담뱃값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우선 복지부 수장(首將)의 확고한 의지다. 신임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과거 한나라당 시절부터 담뱃값 인상론을 주장해왔다. 진 내정자는 지난해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술 담뱃값 인상은 건강권과 관련이 있다”며 인상에 명확히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이에 따라 9월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또 금연을 위한 담뱃값 인상에 반대할 명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최근 코미디언

백남봉이 젊었을 때 흡연을 원망하며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을 비롯, 흡연의 폐해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애연 단체의 정서적 주장으로는 더 이상 반대 여론을

이끌어나가기 힘들다는 것. 또 미국과 유럽 국가들(7000~1만5000원)에 비해서 비교적

싼 담뱃값을 유지하던 일본도 최근 담배세금을 올렸고 이에 따라 우리 돈으로 한

갑 3000~4000원이던 담뱃값이 6000원 안팎으로 오른다.

손인규 기자 iks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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