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못해 생기는 ‘홧병,’ 통증 오래 가

갈등 피하면 스트레스 패턴에 영향, 건강 악화

직장 상사, 배우자 또는 자녀와 의견대립이 있을 때 속으로 끙끙 앓으며 뒤에서

흉보고 미워하기 보다는 정면에서 의견이 다름을 분명히 밝히는 게 자기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갈등을 회피하기만 하면 자기 의견을 명백히 드러내는

사람에 비해 신체적인 문제를 더 겪게 된다.

미국 미시간대학 키라 버디트 교수팀은 ‘국민의 일상을 연구하는 국가프로젝트’에

참여한 33~84세 성인 1842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최근 8일 사이에 참여자들이

자기 주장을 큰 소리로 펼치거나 주장하고 싶었지만 다투는 게 싫어 그냥 참은 일이

있는지 물었다. 연구진은 그리고 참여자의 스트레스 수치를 관찰했다. 참여자 가운데

60%가 시끄러워지는 게 싫어 큰 주장을 하지 않았다. 40%는 갈등을 피하지 않고 맞섰다.

27%는 자기 주장을 분명히 하든 안하든 긴장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타인과의 의견 대립을 피하든 피하지 않든 일단 그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느꼈다. 메스꺼움이나

통증 같은 신체적 증상도 더 많이 나타났다. 특히 갈등을 회피해버린 사람은 다음날

더 많은 신체 통증을 호소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최고조로 치솟는 상황이 생겨도

24시간이 지나면 그 수치가 줄어든다. 반면 생각을 표현하지 않고 끙끙 앓는 사람은

코르티솔 수치가 최고조에서 떨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돼 하루 종일 진정하지

못했다.

버디트 교수는 “타인과의 관계는 매일 자기 기분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관계 때문에 생기는 문제를 현명하게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118회 미국 정신의학회 연례회의(118th Annual Convention of

the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서 발표됐으며 미국 과학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 이사이언스뉴스 등이 13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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