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어린이 손목에 형형색색 밴드 ‘광풍’

실리콘 밴드, ‘국민 액세서리’로 부상

아무 기능도 없고 그저 팔에 거는 고무줄 같은 액세서리 하나가 미국 청소년들의

‘완소(완전 소중한)’ 아이템으로 군림하고 있다. 실리콘 소재인데다 ‘우스꽝스러운’의 뜻의

실리(Silly)라는 뜻을 가진  ‘실리 밴드’가 그것. 이 고무줄 밴드는 트위터,

페이스북, 유투브 등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바람을 타고 완구와 액세서리 시장에서

‘문화’를 바꾸고 있다.

미국의 양대 권위지 중 하나인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온라인판 기사에서 올 여름을

‘실리밴드의 여름’으로 평가했다. 또 USA투데이는 “요즘 아이돌 스타들도 젤리밴드

바람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사이에 각각 동물, 곤충, 악기 모양을 한 형형색색의

밴드를 수십 개씩 손목에 걸고 다니는 것이 큰 유행을 타고 있다. 이 실리콘 소재의

밴드는 손목에 차면 모양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지만 책상 위에 놔두면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딱지를 모으고 따먹기 하듯 친구들끼리 거래하는 일도 많다보니 밴드를

걸고 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 밴드의 유행은 성인들에게까지 퍼졌다. ‘섹스 앤 더 시티’로 유명한 새러

제시카 파커 같은 연예인들이 젤리 같은 이 밴드를 끼고 다니는 것.

실리밴드를 만들어낸 미국 BCP 사의 로버트 크로크 사장은 3년 전 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한 무역 박람회에서 일본인 디자이너가 작고 가는 밴드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드는 것을 보고 이를 응용해 상품화했다. 그의 작품은 곧 미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특히 어린이들의 손목을 장악했다.

현재 실리밴드를 제작하는 오하이오주 톨레도에는 1주일에 1000건 이상 되는 주문이

미국 각지에서 밀려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매달 수백만 개의 밴드가

팔려나가고 있다. 미국 아마존닷컴의 완구 판매 순위에서는 몇 달 동안 실리밴드가

10위 권 내에 절반 이상의 각종 아이템이 자리 잡고 있다.

실리밴드가 미국을 휩쓴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경제불황’ 때문이라고

한다. 대체로 청소년들 사이의 유행을 따라하려면 비용이 적지 않게 드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실리밴드는 다른 유행 아이템들과는 달리 가격이 저렴하다. 청소년들은 부모를

조르지 않고도 부담 없이 이 작은 고무줄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불황만으로는 이 밴드의 유행 이유를 설명하기에 다소 부족해 보인다.

많은 신문들은 ‘소셜 네트워크의 힘’이 적지 않은 작용을 했다고 말한다. 현재

실리밴드와 관련된 페이스북은 팔로워가 30만 명에 이른다. 청소년들은 SNS를 통해

자기가 모은 밴드를 자랑하고, 온라인에서 교환도 활발히 이루어진다. 이런 현상을

보면 실리밴드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청소년 네트워크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고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SNS 바람을 타고 실리 밴드를 사려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유통회사들이 미국회사와 연계, 실리밴드 구매를 대행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젤리밴드(www.jellybandz.co.kr), 조이밴드(www.joybandz.co.kr) 등의

이름으로 똑같은 제품을 제작해서 판매하고 있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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