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아에게도 관심을!

“성장호르몬 치료, 보험혜택 절실”

대한민국이 저출산(低出産) 때문에 고민이다. 그러나 아기울음 소리가 많이 울리는

것 못지않게 생기 넘치는 아기 울음소리가 분만실에 울리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저출산 못지않게 ‘저체중아(低體重兒)출산’이라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저체중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37주 이상 있었지만 태어날 때 몸무게가 2.5㎏ 이하인

아기를 가리킨다. 통계청에 따르면 신생아가 1995년 72만1074명에서 2007년 49만6710명으로

줄어들었지만 태어날 때 몸무게가 2.4㎏ 이하인 아기는 1995년 3%에서 2007년 4.6%로

증가하는 추세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기는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고 온갖 병에 걸릴 위험도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 저체중 아기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35세

이상의 고령출산의 증가, 여성 흡연 및 음주, 만성병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이 증가해서 많은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고난

뒤 아기를 낳는 현실에 비추어 “저체중아는 개인이 알아서 키워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가혹한 것일 수도 있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기의 80~85%는 2세까지 다른 아기들을 따라잡을 정도로 자라지만

나머지는 평생 저신장과 저체중이란 고민을 안게 된다. 저체중 출생아는 또 나중에

인슐린의 기능과 대사활동에 문제가 있어 당뇨병, 고혈압과 심장병 등의 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저체중아는 ‘따라잡기 성장’이 이뤄진 경우에도 고혈압, 당뇨병,

심장혈관계 질환의 발병이 더 높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저체중아는 남들을 따라잡으며 자라는 과정에서 영양과잉의 상태가 되기 쉽다.

인체의 인슐린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혈액 속에 ‘부실한 인슐린’이 넘쳐나서

온갖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뒤 남들만큼 자라지 못한 아이에게 ‘따라잡기 성장’을 일으키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성장호르몬 치료다. 일반적으로 고용량으로 일찍 치료를

시작할수록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출생아에서 성장호르몬 치료는 200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2003년에는 유럽의약품기구(EMEA)의 승인절차를 통과했다. FDA는 2세, EMEA는 4세부터

치료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치료 용량은 FDA는 70μg/kg/day, EMEA는 35μg/kg/day으로

고용량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에 출생 후 따라잡기가 안 된 아이를 대상으로 성장호르몬

치료가 승인됐지만 아직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의 가족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저체중아도 4세 때부터 치료를 받으면 이전까지 한해 평균 5.36㎝ 크다가

안전하게 10.66㎝ 자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저체중으로 태어났다면 나중에 성인병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서 비만을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체중조절과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이제 저출산 뿐 아니라 저체중출산아의 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온 듯하다. 뒤늦게 결혼한 여성에게 아기를 가지라고 권유해놓고 태어난 아기에게

무관심한 정부가 돼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황일태(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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