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하나 되면 뇌반응도 일치, “말 통한다”

뇌 활동 비슷할수록 서로 이해하기 쉬워져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 이 사람 나하고 잘 통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는 당시 두 사람의 뇌 반응이 많이 일치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린스턴대학 유리 햇선 교수팀은 한 연구대상에게 자기 인생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내게 하고 이야기 하는 동안 이 사람의 뇌 활동양상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그리고 11명에게 이 사람의 녹음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대로 기록하게

한 후 각자의 뇌 활동양상을 관찰했다.

연구자들이 이렇게 한 사람의 녹음을 듣게 하고 듣는 사람의 뇌반응을 살핀 것은

보통 커뮤니케이션 할 때 말하는 사람의 뇌와 듣는 사람의 뇌가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듣는 사람 각자가 말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을 만든 것.

종전의 연구는 대부분 대화 쌍방 가운데 어느 한쪽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햇선

교수는 “과학자들에게 한 사람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연구만 해도 매우 복잡한

일”이라면서 “양쪽의 뇌가 어떻게 상호작동하는지 연구하는 것은 더 복잡스런 일”이라고

밝혔다.

관찰 결과 같은 내용에 이르렀을 때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뇌의 배외측 전전두피질(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DLPFC)이나 줄무늬체와 같은 뇌 영역 활동이 활발해졌다. 이들

영역은 말을 하고, 그것을 해석하는 기능과 관련돼 있다. 즉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뇌가 일치에 가깝게 연결되는 것. 대화가 성공적이면 말하는 사람의 뇌반응은

듣는 사람의 뇌반응과 거울에 비춘 것처럼 일치된다.

이러한 짝맞추기 같은 뇌활동은 단순한 소리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서 좀 더 복잡하고

고급스런 생각, 즉 언어의 의미처리 단계로 확장된다. 결국 두사람의 두뇌가 짝맞추기가

많아질수록 말하는 사람의 진의가 듣는 사람에게 잘 전달되고 이해되는 것이다.

햇선 교수는 “말을 하는 것과 듣는 것은 분명히 다른 과정이지만 그것을 뇌에서

처리하는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대화 중에는 뇌

활동이 비슷해질수록 서로 이해하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전문 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26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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