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켜면 1시간마다 5분간 창문 여세요

냉방병-밀폐건물증후군 예방요령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오랫동안 에어컨을 켜놓은 채 생활하는 사무실이나 가정이

늘어난다. 시원해서 좋겠지만 세심하게 신경 쓰지 않으면 자칫 냉방병에 걸려 고생하기

쉽다.

에어컨을 계속 켜놓고 생활하다 미열 기침 두통 피로감 무기력함 불면증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보이면 냉방병을 의심해야 한다.

가천의대길병원 가정의학과 황인철 교수는 “냉방병은 급격한 온도변화 때문에

체내에서 온도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해 생긴다”며 “그렇게

되면 온도조절 외에 혈압 조절, 혈관 확장, 장운동에 이상이 생겨 소화불량 두통

피로감 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냉방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창문을 자주 열어 실내 공기를 환기시켜

주는 것이다. 쉽지만 무더우면 깜빡 잊어버리는 방법이다.

서울특별시동부병원 가정의학과 양희진 과장은 “냉방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실내

온도와 외부 온도차가 5℃ 이상 나지 않게 하고 그렇게 덥지 않은 아침과 저녁시간에는

가급적이면 에어컨을 꺼놓고 생활하며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며

“온도가 높아 에어컨을 줄곧 켜는 낮에도 한 시간마다 5~10분씩 창문을 여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을지병원 호흡기내과 이병훈 교수는 덥다고 무조건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만

머물러 있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 교수는 “요즘엔 창문을 열 수 없도록 설계된 사무실도

많다”며 “이런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은 자주 바깥에 나가 바람을 쐬고 햇빛으로

비타민D 보충도 하는 것이 더운 여름을 슬기롭게 지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매일 에어컨 바람 속에서 사는 사람은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맨손 체조나 가벼운

근육 운동을 수시로 하는 것이 좋다. 사무실에서는 자세를 자주 바꾸어준다.

에어컨을 계속 틀면 실내의 수분이 응결되어 습도가 30~40%까지 낮아지므로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인후염이나 감기와 같은 증세를 일으키고 두통이나 소화불량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어 수분을 보충해주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항산화작용을 하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는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좋다.

황인철 교수는 “벗었다 입었다 하기 쉬운 얇은 옷을 겹쳐 입어 체온유지를 잘해야

한다”며 “여성의 경우 노출이 더 많아 냉방병의 위험이 더 높으므로 얇은 블라우스나

스타킹을 착용해 에어컨의 냉풍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환기 잘해야 밀폐건물증후군도 예방

에어컨을 계속 켜놓고 산다면 환기를 자주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특히

창문을 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거나 환기와 냉난방을 중앙집중 방식으로 관리하는

건물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밀폐건물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 이는 ‘빌딩증후군’의

일종으로, 여름에 에어컨을 계속 틀면서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두통을 호소하며 눈 코 목 등이 건조해져 따갑거나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거나 피로감이 생길 수도 있다.

밀폐건물증후군은 여러 유해물질을 포함하는 담배 연기는 물론이고 실내의 가구나

카펫, 페인트나 접착제, 복사기 등에서 발생하는 화학성분들이 환기가 제대로 안

되어 실내에 계속 쌓이게 될 때 발생한다. 이는 반드시 환기를 통해 화학성분을 외부로

내보내야만 증후군의 원인이 사라질 수 있다.

이병훈 교수는 “회사 사무실 같은 곳에는 카펫이나 전자장비에서 나오는 물질이

많은데 이런 독성물질이 우리 호흡기관에 자극을 준다”며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천식이나 기관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양희진 과장은 “창문을 꽁꽁 닫고 지내다 보면 실내에 있는 먼지와 집먼지 진드기,

세균들이 돌고 돌아 결국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며 “이는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환자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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