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도 꿈에서 옛기억 더듬는다

MIT 연구진 동물 뇌파 관찰결과

애완동물이 자면서 수염을 꿈틀거린다거나 발을 사르르 떠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 조용히 자다가 갑자기 숨을 불규칙적으로 가쁘게 내쉰다거나 높은 소리로

깽깽거리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과거 연구에서 밝혀진 것처럼 동물들이 꿈을 꾸고

있다는 표시다. 그런데 애완동물도 사람처럼 꿈에서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되살리곤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도 꿈을 꾼다는 사실은 이미 드러난 사실. 10년 전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고양이가 잠을 자면서 상상속의 먹이를 잡기 위해

앞발을 찰싹 움직이거나 목표물을 향해 덤비는 행동을 보이는 것을 관찰했다. 또

심리학자 스탠리 코렌 박사는 저서 ‘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How Dogs Think)’에서

개가 얼마나 자주, 길게 꿈을 꾸는지는 그 개의 크기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흔히

건물 경비견으로 쓰이는 몸집이 큰 마스티프종과 초대형견인 그레이트 데인은 45분마다

5분씩 꿈을 꾸고 이들보다 몸집이 작은 사촌들은 10분마다 60초씩 꿈을 꾼다는 것.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피코어 학습기억연구소의 매튜 윌슨 교수는

“이 같은 연구는 실제 애완동물이 어떤 내용의 꿈을 꾼다는 것을 밝혀내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애완견들은 어떤 내용의 꿈을 꿀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윌슨 교수는 먼저 쥐가 트랙을 달릴 때와 그 뒤 잠이 들어

렘(REM, Rapid Eye Movement,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꿈을 꾸는 수면단계) 수면

상태일 때 뇌 전기신호를 기록해 비교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애완동물도 다양한

수면단계가 있다

그 결과 쥐가 렘수면에 빠져 있을 때와 실제 트랙을 달릴 때에 매우 흡사한 뇌파가

관찰됐다. 심지어 쥐의 수면 중 뇌파분석만으로 쥐가 잠들기 전 트랙에서 어떻게

뛰고 멈췄는지를 알아낼 수 있었다.

윌슨 박사는 “애완동물도 깊은 수면단계인 렘수면에서는 몇 주 전이나 심지어는

몇 해 전에 겪은 과거의 경험을 총동원해 꿈을 꾼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인간 외에 개 고양이 등도 잠을 자는 동안 과거의 경험을 떠올릴 수 있는

이유는 척추동물과 포유류의 뇌에 공통적으로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가 있기 때문이다.

윌슨 교수는 “고양이와 개의 해마와, 고양이와 사람의 해마를 비교하면 같은

종류임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을 통해 동물이 단순히 본능에 의해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또 동물의 수면을 더 연구해 인간의 수면과의 차이점을 발견한다면 사람의

기억과 인지능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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