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사 새로 쓴 우리 대표팀의 원동력?

“패기와 자신감 넘치는 수평적 문화 자리 잡는 듯”

사상 처음 첫 원정 16강 진출 그 자체로 자랑스러운 우리 국가대표팀 선수들.

비록 8강 문턱에서 더한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월드컵 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 만으로도 박수를 아낄 이유가 없다. 우리 선수들이 대한민국 축구사를

화려하게 다시 쓸 수 있었던 심리적 원동력은 무엇일까?

‘심리학 오디세이’ 저자인 장근영 박사(심리학)는 “체격과 체력에서 과거보다

나아지기도 했으나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계에 자리잡고 있던 엄격한 위계질서가

많이 수평적으로 잡힌 것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에서 보면 큰 국제대회에서도

선수들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게 표출돼 후배선수들은 지레 주눅이 들고 의기소침했던

때와 달라진 것 아니냐는 색다른 해석이다. 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진 위계질서 속에서

자신감을 갖고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단단히 한몫했다는

풀이.

경기직전 박지성 선수도 주장으로서 팀원들에게 “반드시 이기자” 등의 강압적인

말을 던진 게 아니었다. 오히려 “경기를 즐기자”, “두려워하지 말자”, “스스로

만족할 만한 플레이를 하자”는 말 속에 민주적인 분위기, 자율이 꽃피는 선수들

사회를 엿볼 수 있다.

과거 엘리트 운동선수들 사이에서는 ‘군기 잡는다’라는 군 용어가 마치 당연한

듯 돌고 돌았다. 대학 체육과에서는 잊혀질 만 하면 선배의 후배 폭행사건이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국가대표라고 해도 선수단 숙소에서는 후배의 선배 눈치보기가 없어지지

않았던 것도 상당부분 진실에 속한다.

장 박사는 “선배 앞에서 실력이 아니라 예우 때문에 기를 못 펴던 후배들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2002년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게 한 것이 억압적 구조를 완화하는 데 역할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의 패기와 자신감이 꽃필 수 있는 수평적인 분위기가 엘리트 선수들의 사회에서도

문화로 뿌리를 내린 것.

또 과학적인 체력 육성 프로그램 등이 더해지면서 선수들 사이에 자신감이 풍성해진

것도 대한민국 축구사 개정에 한몫했다는 의견도 작지 않다. 북한 팀의 경우 선수단

호텔비 기본경비 디파짓을 하지 못해 빈민가의 숙소를 겨우 얻어들어가는 환경과는

매우 대조적인 상황.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채정호 교수는 “실력이 없으면서 큰

국제대회에서 경기를 즐길 수는 없다”며 “엘리트 체육에 꾸준히 투자 해온 덕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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