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젤라 소음, 태극전사 귀 상할라

귀 소음 보호 한계는 115dB로 15분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올린 태극전사들의 쾌거는 대한민국을 기쁨과 환희로

물들였다. 지난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출전 이후 56년 만에 이룬 ‘첫 원정 16강

진출’은 온 국민이  간절히 바란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순간에도, 남아공 더반 스타디움의 ‘부부젤라’ 소음은 여전히

귀를 자극했다. 남아공 월드컵의 가장 이색적인 특징이자 불청객이기도 한 ‘부부젤라’는

수만 마리 파리떼 굉음을 내는 아프리카 전통악기이다.

현지 관중들이 일제히 불어대는 ‘부부젤라’ 소음은 항공기 이착륙 수준의 120dB

이상이다.  소리의 강도뿐 아니라 칠판 긁는 소리와 같이 귀에 거슬리는 단조로운

파장의 고음으로 선수 및 축구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국제 축구 연맹(FIFA)은 월드컵 개막 전 부부젤라의 경기장 반입을 허용하느냐를

한 때 고민하기도 했으나 “부부젤라를 아프리카의 전통으로 인정하고 사용을

막을 수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귀 속 작은 근육이 소음 막는 비밀병기

국내 귀 전문 이비인후과 네트워크인 ‘이어케어네트워크’가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태극전사들은 부부젤라의 엄청난 소음 한가운데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 정도의 소음은 장시간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을

일으킬 정도의 위협적인 수준이다.

태극전사들의 귀는 안전할까. 하지만 인체는 외부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 1차적으로 귀 속의 아주 작은 근육들이 태극전사들의 귀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비밀병기 역할을 하고 있다.  

귀 속에는 ‘이소골’이라 불리는 고막 뒤 세 개의 작은 뼈가 있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추골’, ‘침골’, ‘등골’은 고막의 소리 진동을 증폭시켜 내이로 전달해주는

기능을 한다. 이 작은 뼈에는 ‘이내근(耳內筋)’이란 두 개의 근육이 붙어있다.

외부에서 강한 음이 들어오면 반사적으로 ‘이내근’을 수축해 이소골 연결고리를

고정, 강한 음이 내이로 계속 전달되지 못하도록 귀를 보호한다.

이어케어네트워크 전영명 대표원장은 “청력 보호 장비 없이 귀를 보호할 한계수준은

하루 115dB에 15분”이라며 “경기마다 장시간 선수들이 소음에 노출되면 귀 먹먹함,

청력 감퇴, 이명, 두통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부부젤라 소음을 뚫고 ‘원정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올린 우리선수들의

활약은  귓속 작은 뼈와 근육들이 소음을 철통 수비한 덕은 아닐까.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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