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축구 몰라도 ‘대~한민국’에 쏠린다

여성처럼 평소 관심없다가 쏠리는 남성도 많아

여자친구와 함께 지난 12일 우리 국가대표와 그리스의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려고

서울광장을 찾은 김선형(26, 가명) 씨. 예쁜 빨간 색으로 커플룩을 차려입고 응원장소로

갔지만 정작 김 씨는 대표팀의 통쾌한 승리를 마음껏 즐길 수 없었다.

여자 친구의 “오프사이드가 뭐야?” “왜 반칙이야?” 등 계속 이어지는 질문에

일일이 답을 해줘야 했기 때문. 경기가 끝나고 “축구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

다음경기도 같이 보러오자”는 여자 친구의 말에 김 씨는 가슴이 철렁했을 정도.

월드컵 원정 사상 최초로 16강에 든 우리 국가대표팀 덕분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나이지리아 전은 평일 새벽 3시 30분이라는 시간이었는데도 약 40만명이 거리응원에

나섰다. 26일 토요일 밤 11시 펼쳐지는 우루과이전에는 100만 인파가 거리응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는 김 씨의 여자친구처럼 축구의 ‘축’자에도 평소 관심 없던 사람들이

많다. 특히 군대, 스포츠 얘기라면 질색을 하던 여성들도 월드컵에 열광하며 거리

응원에 나서고 있다. 왜 여성들은 축구 규칙도 잘 모르면서 월드컵 응원에 이렇게

빠지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축구라는 스포츠 그 자체보다 거리에서 한 데 어울리는 응원이라는

분위기가 좋아서 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는 “응원 그 자체로 국민들의 신바람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 함께 즐기기 때문에 축구 룰을 몰라도 상관없는 것”이라며

“응원하는 자체가 하나의 흥미로운 놀이다”고 설명했다.

‘심리학 오디세이’ 저자인 장근영박사(심리학) “여성이 남성보다 감성적이고

분위기에 잘 흔들리고 동조를 잘한다”며 “평소에 관심이 없어도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지게 되면 너도나도 쏠리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축구를 잘 알아서가 아니라

 골을 넣으면 모두가 기뻐하고 실점을 하면 탄식하는 분위기 자체에 휩쓸린다는

것.

장 박사는 개인의 성격 유형을 알아보는 MBTI 검사를 통해 설명했다. 성격 유형

가운데 T형은 생각하는 형으로 일관성을 추구하고 다른 사람과 독립적으로 사고하려는

유형으로 남성에게 많다. 반면 감정형인 F형은 감성적이고 분위기에 잘 쏠려 주변

환경에 따라 마음이 바뀐다. 이런 감정형은 여성에게 많다.

장 박사는 “여성은 어릴 때부터 스포츠에 익숙하지 않지만 남성은 어릴 적부터

스포츠에 자주 노출되는 편이어서 큰 관심이 없어도 기본 규칙은 안다”며 “이런

까닭에 여성이 축구에 너무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 평소 축구에는 관심이

없다가 월드컵 분위기를 즐기는 F형 남성도 많다”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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